시민단체가 공항경찰대에 전입한 지 3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의무경찰의 시신에서 상습적인 구타 흔적이 발견됐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군인권센터는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김포공항경찰대 의경 사망사건 축소·은폐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박 일경의 시신 검시 사진을 공개했다.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검시 사진에 따르면 부검 결과 왼쪽 넓적다리에 오른쪽 종아리 뒤편에 각각 길이 1㎝, 4㎝의 멍이 발견됐다.
이날 자리한 김대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자국 자체가 면적이 크다면 운동에 의한 것일 수 있으나, 일자 형태로 긴 둔상은 흔치 않다"며 "사망 이전 둔기에 의해 물리력이 작용했다고 부검 감정서에 명시됐음에도 경찰이 이 부분에 대해 특별한 소견이 아니라고 말한 것은 의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감정서에는 여러 군데에 지속해서 회복된 상처들이 있었다고 나와있다"며 "상습적인 구타 행위가 있었다는 의혹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가 함께 공개한 부검 감정서는 멍에 대해 "국소적으로 둔력이 작용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멍이 형성된 시간대에 대해서는 "사망 시점 이전에 형성된 것"이라는 소견을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경찰 당국은 사건 발생으로부터 2개월이 지나기까지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13일 현장조사를 바로 하지 않고 11일이 지나서야 현장을 확인했다"고 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육군 22사단에서 가혹행위에 시달리던 고필주 일병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육군은 사건 은폐·축소 의혹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며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젊은이들이 계속해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고 있음에도 국가는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신에서 구타흔이 발견된 만큼 구타 가혹행위 사실에 대한 전면적 재조사가 시급하다"며 "경찰은 김포공항경찰대 간부들의 책임을 묻고 부실 수사의 총책임자를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일경은 지난
경찰은 당시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 내렸다.
[디지털뉴스국 길나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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