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이 복잡한 곳에 설치하면 차량 흐름을 개선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곳곳에 회전교차로가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교차로 가운데에 큰 나무를 심거나 현수막을 걸어 시야를 가리는가 하면, 차량이 뜸한 곳에 설치하는 등 엉터리로 설치된 곳들이 적지 않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전남 순천의 한 회전교차로.
쉴 새 없이 차량이 오가는 가운데, 회전교차로 가운데 원형의 교통섬이 운전자의 시야를 가립니다.
커다란 나무가 심어져 있을뿐더러 시정을 홍보하는 현수막까지 걸려 있어 맞은편 차량이 보이지 않는 겁니다.
이러다 보니 사고도 끊이질 않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시민
- "사고가 가끔 있어요. 이걸 신호체계로 (다시) 바꾼다는 얘기도 있었어요."
또 다른 지자체의 회전교차로.
차량 통행이 뜸한 곳에 엉뚱하게 설치된데다
나무까지 심어 역시 시야를 가립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올해 조성됐지만, 관리가 안 돼 잡초가 무성한데다 가운데는 가지가 잘린 소나무 한 그루가 덩그러니 심어져 있습니다."
심지어 소나무와 주변 화단을 꾸미는데 8천만 원을 쏟아부었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이렇게 안 해도 충분히 교차로가 될 텐데…. 저 소나무가 무슨 몇천만 원이야."
유명 관광지로 연결되는 도로여서 관상용으로 나무를 심었다는 게 해당 군청의 해명인데,가운데 교통섬에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을 설치하면 안 된다는 지침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영광군청 관계자
- "그 부분은 도로 관련부서에서 지침을 받은 게 없어서 그 사항을 제가 모르고 했습니다."
차량 흐름을 개선하자는 회전교차로, 규정도 모르는 지자체의 엉터리 운영에 오히려 운전자들의 안전만 위협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