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집단폭행·강제추행·감금·상해 고등학생에 '구속영장' 신청
최근 자주 발생하는 학교폭력에 대한 경찰과 교육청의 조치가 이례적으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학교폭력이 학교 또는 친구들 내부의 단순하고 과도한 장난이었다는 시각에서 벗어나 범죄라는 시각이 확산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친구들끼리 과도한 장난이었다고 주장하는 가해자의 주장처럼 구속영장까지 신청한 부분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2일 중학교 동창을 집단 폭행하고 추행한 혐의(공동폭행, 강제추행, 감금, 상해 등)로 A(16·고1)군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이들과 함께 집단 괴롭힘에 가담한 4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A군 등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 6월까지 1년간 광주 광산구 일대의 모텔, 놀이터, 극장 공터 등에서 중학교 동창인 B군에게 지속해서 폭력을 행사하고 괴롭힌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군 등은 지난 6월 24일 새벽 광주 광산구의 한 모텔에 "생일 뒤풀이를 해주겠다"며 B군을 불러내 나체 사진을 찍어 친구 15명이 활동하는 사회적관계망(SNS)에 공유했고 욕실에 가두고 찬물을 뿌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B군의 머리카락을 손질해준다며 라이터로 태운 뒤 엉망으로 잘라버렸고 B군은 결국 삭발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들은 아파트 놀이터 놀이기구에 손을 묶고 옷을 찢은 뒤 도망가거나 추행하고 돈을 빼앗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목을 졸라 기절시키거나 야구 방망이로 폭행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A군 등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해를 본 B군은 지난 6월 모텔에서 괴롭힘을 당한 직후 자살 징후 증세를 보였고 정서 불안과 인지 기능 이상과 같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앞서 광주시교육청은 지난달 28일 공동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고 이번 학교폭력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A군 등 2명에게 퇴학 처분을, 폭력을 주도한 2명에게 전학 조치를 각각 내렸습니다.
또 이들과 함께 폭력을 주도한 1명에게 출석정지 10일과 함께 특별교육 이수와 심리치료 조치를 각각 조치했습니다.
이 밖에 폭력 가담 정도가 비교적 낮은 1명에게 학교에서의 5일 동안 20시간 봉사, 다른 1명에게 특별교육 이수 5일 등의 조처를 내렸습니다.
이처럼 학교폭력에 대해 교육청의 중징계에 이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이는 최근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를 반영한다는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학생들 사이의 폭력을 법적인 잣대로만 해결하면 가해자에게 가혹한 사례도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함께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처럼 집단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중징계를 내리는 게 대부분이지만 경찰에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사례는 많이 보지 못했다"며 "광주시교육청은 학교폭력을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실태를 파악해 정도에 맞게 징계를 내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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