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징 아일랜드에서 얼음 슬라이드를 타는 모습. |
낮 최고기온 35도. 2일 다시 폭염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서울 도심 한복판 더위를 날려줄 테마파크가 있다는 소식에 기자가 찾아가 봤다.
서울 종로 씨네코아 빌딩(종각역 근방) 3∼7층에 들어선 국내 최대 컬러풀 아이스 테마파크인 '프리징 아일랜드'가 그곳.
이곳에 도착해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내리자 뜨거운 공기가 얼굴에 마주친다. "덥다 더워~, 찐다 쪄~"
건물 1층에서 입장권을 끊고 테마파크 입구인 6층으로 향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더위 탓에 몸은 천근만근.
엘리베이터는 금세 6층에 도착했다. 내리자마자 하얀 철재 문이 보였다.
그리고…
문에 들어서자 기자도 모르게 닭살이 올라온다. 오늘 폭염경보가 내려졌나 싶을 정도로 이곳은 딴 세상. 알래스카에 온 것 같다고나 할까(실제 기자는 알래스카에 가본 적은 없다^^).
"으스스 춥다. 추워~ 정말 추워잉~"
기자는 이곳에 있는 1시간 30분 동안 손가락이 아리고 발가락이 따끔했다. 그만큼 추웠다. 17년 전 군대 시절 어느 추운 날 훈련 중 손가락과 발가락이 시리고 아린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파카는 1만5000원 입장권 가격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무료다.
굳이 테마파크 안에서 남다른 패션 감각을 뽐내고 싶다면 따로 겨울 점퍼를 챙겨가도 좋지만 폭염으로 끓는 여름 그런 수고를 일부러 감내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3층으로 내려가 보니 아이스 레스토랑이 눈에 들어온다. 의자와 탁자를 모두 얼음으로 제작해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얼음에 파란 색깔을 입힌 펭귄이 맥주를 들고 좋아하는 표정에 기자는 시원한 맥주가 생각났다. 하지만 아쉽게도 주류는 팔지 않았다.
대신 음료수는 판매한다. 얼음 잔에 담겨 나오는 음료수는 시원함을 한층 더한다. 가격은 3000원 수준.
↑ 기자가 얼음잔에 들어 있는 음료수를 들고 있다. |
기자도 벌써부터 피부가 탱탱해지는 느낌이다.
3층에는 아이스 스토리 코너도 마련돼 있다. 동화 속 신데렐라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런데 이곳에 있는 신데렐라는 '흥 많은' 신데렐라라고 하는데…
흥이 많은 신데렐라가 우연히 금수저 왕자님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현대판 신데렐라 이야기란다(믿거나 말거나).
4~5층에는 이른바 한국 최장거리 얼음 슬라이드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총 길이는 20m에 조금 못 미친다.
'아이스 플레이'란 테마로 꾸민 이곳은 북극의 동물들에게는 일상적인 얼음 미끄럼틀을 설치했다.
보자마자 기자도 한번 타고 싶었다. 우선 얼음 슬라이드 앞에 선 미모의 안전 요원이 기자를 반겨(?)줬다.
"가슴으로 두 손을 모으시고요. 자세를 이렇게 따라해 보세요"
이후 안전 요원이 기자의 등을 살짝 밀어줬다. 빠르게 내려가는 얼음 슬라이드를 타면 잠시 나마 동심으로 돌아간 듯했다. 그리고 또 탔다. 이후 또 탔다(대체 몇 번을 탔는지).
한국 최장 거리를 자랑하는 얼음 슬라이드는 몇 번 타보니 단언컨대 이런 말을 하고 싶었다.
"안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타본 사람은 없다"
체험해 보니 아이들과 함께 가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6~7층으로 올라가니 동화책을 펼쳐놓은 듯한 모습이 눈을 즐겁게 한다. 이곳의 테마는 '판타스틱 아이스 월드'. 반짝이는 동화 속 판타지를 만나볼 수 있다.
먼저 기자를 반긴 것은 아이스 스완(백조)이다. 빙하기 시대의 겨울왕국은 백조의 날개 짓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하는데…(관계자의 말).
아이스 폭포를 배경으로 한 평화로운 동물의 왕국도 이어진다. 구석진 곳에서 사랑을 나누고 있는 홍학 한 쌍과 그것을 므흣하게 관망하고 있는 사자도 보인다.
다른 한쪽에는 인어공주가 보인다. 비타민 주사 부작용으로 온몸이 노래진 인어공주와 세월의 풍파를 제대로 맞은 포세이돈의 슬픈 전설도…
얼음으로 만든 아이스 캐슬(성)도 있다. 이곳에 오르면 이날만큼은 당신이 얼음공주. 이구역의 차도녀.
2층으로 내려가면 떡볶이, 어묵, 소시지 핫바 등을 2000~3000원으로 즐길 수 있다. 단 테마파크 안으로 반입은 안 된다. 기자는 이날 테마파크에서 더위를 날리고 2층 푸드코트에서 어묵을 사 먹었다. 추웠던 몸이 어묵 국물 한 모금에 녹았다.
1층에는 커피숍도 있어 따뜻한 커피 한잔에 몸을 녹일 수 있다.
지난달 15일 문을 연 프리징 아일랜드에는 이달 1일 기준 9600여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평일에는 600~700여명, 주말에는 1000여명이 방문한다고 한다.
오늘 체험을 마치고 나오는데 다시 한 번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너무 좋았나?"
1만5000원에 잠시 무더위를 잊을 수 있다면 괜찮은 피서가 아닐까.
국내 최대 컬러풀 아이스 테마파크인 '프리징 아일랜드'는 365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겨울처럼 보낼 수 있는 이색 공간이다. 여름철 휴가 계획을 미처 잡지 못했다면 가족과 여인과 함께 삼삼오오, 때론 혼자서도 도심 속 이색 피서를 즐길 수 있다.
프리징 아일랜드는 아이스 캐슬, 아이스 레스토랑, 아이스 빌리지 등 8가지 테마 전시를 통한 각종 볼거리를 제공해 오감을 즐겁게 한다.
국내 최고 수준 얼음 조각가들이 참여해 화려한 색 얼음으로 정교하게 조각
통상 조명 빛을 이용해 얼음에 색깔을 표현하지만 이곳에 있는 조각들은 색 얼음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얼음에 색깔을 입힌 것인데 마치 아이스크림 같다. 조각가들이 1년 전부터 기획할 정도로 공을 많이 들였다고 한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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