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저희 MBN이 한 의료보조기 업체의 리베이트 장부를 단독 입수해 보도해 드렸는데, 경찰이 5개월간에 걸친 수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리베이트를 받은 일부 의사들은 현금, 상품권도 모자라 성 접대까지 요구했고, 업체와 김영란법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까지 주고받았습니다.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현장음))
"정형외과 국장인데요. 이번 추계 학회 도와주실 계획이 있으신지? 저희들이 진행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리베이트로 학회 지원과 현금을 요구한 의사는 조심스레 다시 말을 이어갑니다.
((현장음))
"김영란 법 때문에 시국이 어려워 정말 조심히 조심해 만나야 하거든요. 제3자가 고발할 수 있어…."
또 다른 정형외과 의사는 의료보조기 업체에 신용카드를 사용하겠다고 통보합니다.
((현장음))
"카메라 시원하게 (신용카드로)한 번 긁는다고…. 얼마쯤 하는데? 한 20만 원, 여기다가 0을 하나 더 붙여야지…."
환자에게 의료보조기를 사용하도록 해준 대가로 뒷돈을 받아온 정형외과 의사 28명과 업체 관계자 3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의료보조기 가격의 20~30% 정도가 관행처럼 의사에게 리베이트로 건네졌습니다.
일부 의사들은 현금이나 상품권도 모자라 향응, 성 접대까지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인터뷰 : 박용문 /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
- "일부 의사들의 경우는 리베이트 제공 시기가 늦어지거나 접대 수준이 기대 수준 이하인 경우에는 심지어 욕설까지…."
수사가 시작될 것을 감지한 일부 의사는 증거를 없애도록 지시했습니다.
((현장음))
"완전 하드부터 파기하시는 게 좋으실 겁니다. 다음에는 (의료)보조기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니까. 검찰 쪽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런 지시에 따라 일부 장부가 실제 파기됐지만, 경찰은 USB를 복원해 대학 병원 3곳 등 41개 병원, 의사 100여 명이 연루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tgar1@mbn.co.kr]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