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차남 조현문, 형 조현준 회장 겨냥 민사소송 패소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과 차남이 서로를 겨눈 민·형사 사건 가운데 민사소송에서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효성 계열사인 부동산 임대업체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이하 트리니티)가 지난 2009년 장남 조현준(49) 회장이 대주주인 계열사 조명업체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이하 갤럭시아)의 주식을 인수한 건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7부(부장 부상준)는 차남인 조현문 변호사가 트리니티 대표이사 최현태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트리니티에셋 주식의 10분의 1을 보유한 주주다.
트리니티는 지난 2008년 또 다른 효성 계열사인 갤럭시아에 100억 원을 빌려줬다. 그러나 갤럭시아는 빌린 돈을 갚지 못했다. 이에 트리니티는 지난 2009년 9월 갤럭시아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주당 7500원을 주고 1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인수했다.
조 전 부사장은 트리니티가 두 차례에 걸쳐 갤럭시아 주식을 비싸게 사들여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최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주식 매입은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결정이며, 대표가 배임한 게 아니라고 봤다. 판결에 대해 "최 씨는 이 사건 신주인수와 계약이 회사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신뢰하고 신의성실에 따라 경영상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당시 증권사들이 1주 당 공모기준가를 18000원에서 63200원 사이로 제안하는 등 갤럭시아의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트리니티의 신주인수가 갤럭시아에 부당하게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봤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