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유구역을 아십니까?.
우리나라를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로 만들겠다며 지난 2003년 인천 송도를 필두로 규제와 조세에서 자유로운 경제자유구역 8곳을 정부가 지정했죠.
그런데, 출범 14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요?
노승환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제 2롯데월드 이전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던 송도무역센터.
여기에 초대형 호수공원.
우리나라 최초의 경제자유구역 인천 송도입니다.
그런데, 시선을 돌려보니 황무지가 나타납니다.
아파트만 즐비한 가운데,
한미합작법인 NSIC가 뉴욕과 같은 국제업무지구를 만들겠다며 2002년부터 사들인 드넓은 땅이 15년째 텅 비어 있습니다.
150만㎡에 이르는 이 땅은 3년 전에 이미 개발이 다 끝났어야 하는 곳.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제 옆에 있는 이 조형물은 8년 전 인천세계도시축전 때 만든 임시 분수대입니다. 이 땅에도 고층건물이 즐비한 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섰어야 하지만 사업이 중단되면서 임시 조형물조차 10년 가까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투자유치 실적은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한미합작법인이 목표한 외국인투자는 30억 달러, 우리돈 3조 원이 넘었지만, 14년 간 실적은 637억 원, 2.1%에 그칩니다.」
합작법인의 외국인 대표는 자금난 등을 이유로 2년 전 신규사업을 전면보류하기까지 했습니다.
▶ 인터뷰(☎) : 인천시 관계자
- "업무용지의 개발이 좀 진척이라고 할까 특별한 성과가 안 나타나는 건 사실이죠."
국내 다른 경제자유구역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정부는 당초 3곳인 경제자유구역을 각 지역의 정치논리로 총 8곳, 여의도의 200배인 580㎢까지 늘렸다가 투자유치가 거의 전무하자 전체 면적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
그동안 8곳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는 7조 원대, 14년 간 투자금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에도 못 미칩니다.
▶ 인터뷰(☎) :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 "(신규 투자자가) 큰 금액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사업추진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했던 변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자유구역 출범 14년이 됐지만, 신성장동력 창출이라는 구호는 여전히 공허합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 [ todif77@mbn.co.kr ]
영상취재 : 이우진·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