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대 공사 현장을 돌며 일부러 넘어지고선 치료비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뜯어낸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미리 흠집을 낸 비싼 안경을 갖고 다니며 수리비도 챙겼습니다.
윤길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기도 수원의 한 건축공사 현장 앞.
한 남성이 어슬렁거리며 걸어갑니다.
주변을 기웃거리더니 복공판 위에서 갑자기 넘어지는 남성.
안전관리가 소홀해 다쳤다며 현장 관계자에게 치료비를 받아내려고 일부러 넘어지는 66살 박 모 씨입니다.
박 씨는 이런 식으로 2014년부터 최근까지 수도권 일대 공사 현장 106곳을 돌면서 4천8백만 원을 뜯어냈습니다.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박 씨는 미리 흠집을 낸 고가의 안경을 준비하고서 마치 넘어지면서 그런 것처럼 속여 수리비를 받아 챙기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공사 현장 관계자
- "특수안경이라 일반에서 맞출 수가 없다, 외국을 나가야 하니 맞추려면 시간이 일주일 정도 걸리니까 안경 값을 달라 자기가 맞추겠다고…."
과거 공사 현장에서 일했던 박 씨는 업체가 민원에 따른 공사중지 등 행정처분을 꺼리는 점을 노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임현우 / 경기 화성동부경찰서 수사과 경감
- "행정관청에 신고할 것처럼 하면 공사관계자들이 그때그때 돈을 지급해준 것을 보고 저렇게 하면 돈을 쉽게 벌 수 있겠구나…."
경찰은 박 씨를 구속하고 공사 현장에서 이런 피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희 VJ
영상편집 : 김혜영
화면제공 : 경기 화성동부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