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가 시작됐지만 차례상과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며느리들에게는 반갑지만 않다. '명절증후군'이 찾아온 것이다.
회사당직 핑계도 될 수 없다.
최근 명절 증후군을 호소하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주성모병원의 이재영 정신의학과장은 "최근 하루에 2∼3명 정도가 명절 증후군으로 상담을 받으러 온다"며 "올해는 추석 연휴 기간이 예년의 배에 달하는 10일이어서 주부들이 느끼는 압박감이 더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병원을 찾는 사람 대부분은 우울증이나, 무기력, 잦은 짜증 등 심리적 변화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면에 시달리거나 몸살, 두통, 복통 등 신체적 고통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명절 증후군이 주부들에게 주는 스트레스의 강도가 만만치 않다.
올해 초 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종성 교수팀이 기혼남녀 5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혼 여성이 느끼는 명절 스트레스 점수는 32.4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1만 달러 이상의 부채'가 주는 스트레스(31점)보다도 높은 수치로, '부부싸움 횟수가 증가할 때'(35점)와도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김 교수팀은 "우리나라는 가정 생활 책임이 일차적으로 여성에게 집중돼 있다'며 "여성의 역할이 명절이란 특수 상황에서 더욱 강조돼 여성이 더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1년 중에 가사노동의 강도가 가장 높은 명절을 전후해 주부들이 받는 심리적 부담이 강도높은 스트레스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다.
전문가들은 주부들의 명절 증후군을 해소하기 위해 남편 등 가족들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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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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