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의 정신병원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났던 탈북민 유태준이 78일 만에 붙잡혔습니다.
북한으로 가기 위해 탈출을 시도했다는데, 유 씨는 피해망상증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정치훈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정신병원 주차장에 환자복 차림에 모자를 눌러 쓴 남성이 어슬렁거립니다.
주변을 기웃거리더니 산속으로 유유히 사라집니다.
48살 탈북민 유태준이 보호관찰 도중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겁니다.
공개 수배를 해도 전혀 행방을 찾을 수 없어 북으로 갔다는 추측까지 낳았지만, 78일 만에 인천에서 붙잡혔습니다.
▶ 인터뷰 : 유태준 / 도주 피의자
- "보호관찰 기간이 3년인데 전자발찌를 차고 약을 먹인다고…. 그 상태에서 어떻게 일을 해요?"
유 씨는 수도권 일대를 돌며 일용직 일을 하며 숨어 지냈고, 노숙인 명의를 빌려 휴대전화도 개통했습니다.
은신처에서는 구명조끼와 오리발도 발견됐는데, 돈을 모아 북에 있는 아내를 보러 가려고 병원을 탈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성봉섭 / 나주경찰서 수사과장
- "(북한으로 넘어가려고) 월미도에 한 번 사전 답사를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상당히 어려울 것 같아서 현재 미루고 있다."
1998년 북한을 탈출해 3년 뒤 다시 재입북해 탈출한 적이 있던 유 씨.
망상에 시달리다가 2004년 의붓동생을 살해하려 한 혐의로 징역 3년과 치료감호를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경찰은 유 씨에 대해 추가 조사를 더 벌인 뒤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화면제공 : 전남지방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