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게 뭐죠?
그새 세금은 60%가 올랐습니다. 소득의 배 이상이 오른 거죠.
사업자들은 어떤가 살펴봤습니다.
같은 기간 그들도 소득은 근로자들과 비슷하게 25% 정도 올랐습니다. 그런데 세금은 고작 30%가 올랐습니다.
그래서 근로자들의 지갑을 유리지갑이라고 부르는 거였죠.
매달 급여 명세서에 얼마나 일했고 그래서 얼마를 받았는지 훤히 보이니, 세금도 그만큼 아주 투명하게 걷을 수 있는 거죠.
반면, 사업자들은 소득을 축소 신고하거나 각종 면세제도를 이용해 감면받으니, 억울한 건 유리지갑을 들고 있는 근로자들일 수밖에 없는 겁니다.
OECD 14개국은 조세 형평을 위해 조세지출 예산제도라는 걸 시행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할 때 조세감면대상을 함께 제출해, 보다 철저하게 감독하게 하는 건데, 우리도 1999년부터 도입은 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2014년에야 사전 평가제도를 마련하기로 했고 아직까지도 규칙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2011년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공정사회를 위해 제일 먼저 바뀌어야 할 게 '조세'라고 했습니다.
일자리 문제는 그다음이었죠.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에 대한 대가를 제대로 누릴 수 있게 하는 게 진짜 공정한 사회라는 뜻입니다.
국민이 '억울하다' 느끼는 건, 법적으로 불공평하게 싸웠을 때만이 아닙니다.
내가 일한 만큼, 노력한 만큼 공평하게, 공정하게 대우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어쩌면 억울한 국민이 생기지 않게 하는 가장 빠른 길일 겁니다.
그리고, 이런 게 모이고 쌓여서 국가를 향한 신뢰라는 게 만들어지게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