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동료에게 맞춰진 보호 장갑을 끼고 작업하다 보니 장갑 안에서 손이 마구 놀아 무겁고 위험한 물건을 들 때 겁이 나요."
"방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사이즈가 커서 먼지를 다 들이 마시는 것 같아요."
"주로 다루는 화학물질이 독성이 큰 것인데 나중에 아이를 갖기 힘들거나 기형아를 낳을까 걱정돼요."
지난 8일 문애리 덕성여대 약대 교수(여성과학자안전관리위원회 위원장)가 발표한 '여성 과학자의 연구실 안전을 위한 10계명'에 따르면 임신 시 상사나 지도교수에게 임신사실을 알리되 비밀유지를 요청할 수 있다.
여성과학자의 경우 방사선 취급 시 임신사실을 알려 피폭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임신 6개월부터는 산모와 태아에게 무리가 가지 않도록 육체노동 강도를 평소의 3분의 2로 줄여야 한다.
문 교수는 "젊은 여성 과학자가 크게 늘고 있는 만큼 연구실 환경을 이들의 임신과 출산에 해가 되지 않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예로 임신기간엔 1m㏉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날 여성 과학자의 임신과 출산에 사회적 배려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2004년엔 전체 과학기술인 중 여성의 점유율이 9.8%에 불과했지만 2014년엔 13.9%로, 10년 새 42%나 늘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여성이 과학자의 꿈을 꿀 수 있도록 여성 과학자 연구 공간의 안전성에 대한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성 과학자의 연구실 안전을 위한 10계명으로 ▲연구실 내 유해물질 숙지 ▲유해물질 취급 시 안전장비 착용 ▲청결 유지, 유해물질 사전 차단 ▲연구실 내 감염 관리 ▲연구실 내 유해물질이 가정이나 외부로 옮겨지지 않도록 함 ▲임신·출산이 여성 과학자에게 어떤 불이익도 되어서는 안 됨 ▲임신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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