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 가운데는 올해로 나이 일흔이 되는 할아버지도 있습니다.
암을 이겨내고 수능 도전에 나섰는데, 내년에는 꼭 대학생이 되고 싶다는 김영길 할아버지를 전남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수능을 이틀 앞둔 어제저녁.
일흔 살의 김영길 할아버지가 한국사 내용 정리에 한창입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만 졸업했던 김 할아버지는 어릴 적부터 꿈꾸던 대학 생활을 위해 손에서 펜을 놓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김영길 / 수능 응시자 (70세)
- "지금은 금방 들은 것도 자꾸 잊어버리는데 반복을 하면 들어옵니다. 그런데 체력이 달리니까 드러누워서도 보고…."
자녀를 키우고 가장 역할을 하느라 잠시 미뤘던 공부를 예순이 넘어 다시 시작했지만.
이번엔 (5년 전) 갑작스럽게 날아든 대장암 판정 소식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 "암 투병 기간 계속 검진하고 치료하고 아프지만 참고 다녔습니다. 누워 있으면 더 (공부) 생각나고 고민되니까…."
집에서 학교까지 통학시간만 왕복 4시간이 걸리지만, 김 할아버지에게 1분1초는 소중합니다.
시험을 하루 앞두고 고사장을 찾은 김 할아버지의 얼굴에는 긴장감과 설렘이 교차합니다.
▶ 인터뷰 : 김영길 / 수능 응시자 (70세)
- "매년 수능일이면 (아이들) 수능장에 태워주다가 이런 날이 올 줄 생각을 못 했습니다."
쌀쌀한 가을 날씨 속에서 김 할아버지는 어느덧 따뜻한 내년 봄을 떠올립니다.
"저는 18학번 예비 대학생 김영길입니다. 파이팅."
MBN뉴스 전남주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헌 이우진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