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당시 강경 진압을 거부했던 당시 전남도경찰국장이었던 고 안병하 경무관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군사정권의 모진 고문을 받고 후유증으로 세상을 떴는데, 37년 만에 명예가 회복됐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5·18 민주화운동 당시 경찰도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라'는 신군부의 서슬 퍼런 명령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당시 전남도경찰국장이었던 고 안병하 경무관은 이를 거부합니다.
시위 현장에서도 도망가는 학생과 시민을 쫓지 말고 안전에 유의하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연행 과정에서 학생들의 피해가 없도록 유의하라!"
결국, 안 경무관은 직위 해제된 뒤 보안사로 끌려가 모진 고문을 받고, 후유증에 시달리다가 1988년 눈을 감았습니다.
이후 2006년 국가유공자로 등록됐지만, 전두환 회고록에서 '무능한 경찰'였다며 또다시 명예가 훼손됐습니다.
이에 전남경찰청은 당시 경찰관 137명의 증언과 감찰기록 등을 분석해 안 경무관의 숨은 활약을 밝혀냈습니다.
▶ 인터뷰 : 임준영 / 전남지방경찰청 경무계장
-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휘관으로 낙인찍혔던 안병하 국장이 사실은 5·18 도청에서 철수하고 5월 26일 연행되어 갈 때까지 한순간도 지휘권을 놓지 않고…."
경찰은 안 경무관을 올해 경찰 영웅으로 선정하고 추모 흉상을 만들었습니다.
▶ 인터뷰 : 전임순 / 고 안병하 경무관 미망인
- "너무 억울했죠. 그동안은…. 이제 명예회복되니까 한을 푼 거죠."
경찰은 앞으로 안 경무관을 인권 경찰의 표상으로 삼아 뜻을 기리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