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꼭대기에 설치돼 항구로 들어오는 배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조명탑을 '도등'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부산 북항에 있는 '도등' 앞에 고층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선박 안전운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초록빛 조명이 부산항 대교 쪽을 비춥니다.
먼바다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는 조명은 '도등'에서 나오는 불빛입니다.
부산 북항을 드나드는 선박의 항로를 잡아주는 해양교통시설입니다.
▶ 스탠딩 : 안진우 / 기자
- "산꼭대기에 설치된 도등 철탑에는 보시는 것처럼 대형 LED가 24시간 불을 밝힙니다."
그런데 선박의 생명등인 '도등'이 가려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북항 재개발지에 200m 높이 61층 주상복합건물이 완공되면 바다 쪽에서 이 등을 볼 수 없게 됩니다.
해수부는 도등 불빛을 가릴 게 분명한데도 건축허가를 내준 부산시를, 부산시는 고층 건물이 들어설 걸 알면서도 도등을 설치한 해수부에 책임을 떠넘깁니다.
▶ 인터뷰(☎) : 부산해양항만청 관계자
- "(부산시가 건축)허가를 취소하는 것도 안 될 것이고, 저희는 부산시하고는 더 진행된 건 없습니다."
건물 높이를 낮추는 방안이 유일한 대안이지만, 건축주가 물러설 리는 없습니다.
▶ 인터뷰 : 박인호 / 부산항발전협의회 회장
- "도등은 국제 선박안전 규정에 의해 마련된 것입니다. 장소를 함부로 옮길 수도 없습니다. 거리가 너무 가까워도 멀어도 안 됩니다. "
시민단체들은 세계 5대 항만인 부산항의 대외 신인도마저 추락하게 생겼다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tgar1@mbn.co.kr]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권용국 VJ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