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인 20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많은 눈이 내릴 전망이다. 올 겨울 평년보다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눈 소식도 잦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상청은 20일 저녁부터 21일 새벽까지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의 예상 강수 확률이 70%까지 높아져 충청과 전북을 중심으로 다소 많은 눈이 내리겠다고 19일 예보했다. 서울과 경기 북부, 강원 영서 북부에는 1~5cm의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되며 경기 남부와 강원 영서 남부, 충남의 예상 적설량은 3~8cm다. 특히 충북과 전북을 중심으로 21일 새벽까지 최대 8cm에 이르는 많은 눈이 쌓일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20일 저녁부터 서울 등 수도권에 올 겨울 들어 가장 많은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신적설(내린 눈 위에 또 쌓이는 눈)이 5㎝ 이상 예상될 때 발효된다.
20일 중부(강원영동 제외)와 전라도를 시작으로 21일에는 경상도를 제외한 전국으로 눈 또는 비가 확대될 전망이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성탄절(25일)을 앞둔 주말인 23일과 24일에도 전국에 눈 또는 비 소식이 예보됐다. 유 국장은 "겨울철인데도 강수가 여름만큼 매우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어 눈 예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기상청은 수도권에 폭설이 내렸던 지난 18일 서울 지역 예상 적설량을 모두 세 차례나 수정하는 등 강설량 예보에 진땀을 뺐다. 전날인 17일 오전 4시 예보에서 예상 적설량을 1~3cm로 발표한 기상청은 같은 날 오후 4시에 1~5cm로 조정했다. 이어 18일 오전 6시에는 예보를 1~3cm로 수정했고, 오전 9시에 다시 2~7cm로 조정하면서 그제야 서울에 올 겨울 첫 대설주의보를 내렸다.
12월 들어 2~3일 마다 눈 또는 비 소식이 예정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대게 초겨울인 12월에는 1주일~15일 주기로 눈이나 비가 내리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평년보다 이례적으로 낮은 기온으로 인해 강수(강설과 강우) 빈도가 늘었다고 보고 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올 겨울 북극 한기를 막아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차가운 공기가 주기적으로 내려오고 있다"며 "북서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와 남서쪽에서 유입된 따뜻한 공기가 주기적으로 서해상에서 부딪히면서 중부지방에 많은 눈을 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재호 건국대 기후연구소 연구원은 "겨울철 평균 기온과 적설량은 대체로 역의 관계에 있다"며 "겨울철 평균 기온이 낮을수록 강설량이 많은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12월은 지난 30년에 비해 평균 기온이 3~5도 가량 낮은 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달 중순부터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로 남하할 수 있는 '음(陰)의 북극진동'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한반도 부근에 한파가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갖춰졌다고 밝힌 바 있다. 북극진동은 북극 주변을 돌고 있는 강한 소용돌이가 수십일~수십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다. 이
기상청 관계자는 "초겨울 이례적 한파와 잦은 눈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며 "매시간 변하는 기상변화에 관심을 가져달다"고 당부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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