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 짙은 안개가 끼면서 이틀째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
사흘이나 되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이용해 해외를 다녀오려던 승객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24일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정일영)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항공기 12편 결항(도착 6·출발 6), 548편 지연(도착 239, 출발 309)이 발생했다.
인천공항은 "저시정이 결항·지연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항공기상청은 이날 오전 1시부터 5시까지 저시정 경보를 발령했다. 저시정경보는 가시거리가 400m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전날도 인천공항은 오전에 4 시간 가량 짙은 안개가 끼면서 연쇄적으로 312편 지연(도착 48·출발 264), 결항 49편(도착 23·출발 26)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34편의 항공기가 김포공항으로 회항하는 등 총 44편의 항공기가 김해·청주공항, 중국 텐진·웨이하이공항, 일본 후쿠오카 공항으로 회항했다.
새벽부터 짙은 안개가 낀 인천공항은 전날 오전 10시 30분께 가시거리가 50m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정오를 지나면서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계류장에 수십 편의 항공기가 몰리면서 승객들은 기내에서 속수무책으로 몇 시간씩 대기해야 했다.
엄모씨(28·여)는 "오후 12시 30분께 비행기에서 겨우 내려 3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는데 책임자도 오지 않고 어떤 설명도 없다. 환불도 안 되고 무한 대기 중"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항공사는 몇 시간을 기다린 승객에게 결항을 통보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6시 15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베트남 다낭으로 가려던 비엣젯항공 VJ881 편은 오후 4시께 승무원이 결항 사실을 안내했다. 오전 6시께 비행기에 올라 10시간 가까이 기다린 승객 최모씨(33)는 "몇 번이나 물었지만, 오후 4시가 되어서야 사무국장이 결항됐다고 통보했다. 내리지도 못하고, 그냥 잡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예정보다 늦게 도착한 승객을 위해 밤 12시 마감인 입국심사장과 세관심사지역을 이날 오전 4시까지 연장 운영하고, 인천공항~서울역 구간을 운행하는 공항철도를 오전 3시까지 4차례 연장 운행했다. 또 전세 버스 20대를 오전 2시 30분부터 4시까지 30분 간격으로 투입하고, 항공사도 자체 버스 81대를 투입해 지연 도착 승객을 처리했다.
인천공항 무더기 결항·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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