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2층 여성 사우나는 처음부터 비상구 통로를 창고로 쓰겠다고 설계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소방당국은 이를 알고서도 건축허가에 동의했습니다.
정설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숨진 29명 가운데 20명이 발견된 2층 여성 사우나입니다.
비상구 통로 앞에는 2미터가 넘는 선반들로 가득 차 있어 탈출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런데 2층 여성 사우나는 처음부터 비상구 통로를 대놓고 창고로 쓰겠다고 설계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010년 건축허가를 받은 설계도면을 봤더니, 비상구 통로 바로 앞에 떡 하니 창고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방당국은 문제삼지 않았습니다.
「소방공사 감리업자가 제출한 보고서를 그대로 승인해주고, 건축허가에도 동의했습니다.」
「현행법상 비상구 통로의 폭은 120cm 이상이어야 하지만, 선반으로 가득 찬 창고 탓에 50cm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 인터뷰 : 소방청 관계자
- "피난에 장애요인이 생길 정도는 아닌 상태로 허가가 나갔지만 계단 앞 통로에 선반을 설치하면서 장애요인이 생긴 것이죠."
소방당국은 지난해 10월 사고가 난 건물에 대해 특별조사까지 벌였지만 아무런 지적 없이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N뉴스 정설민입니다. [jasmine83@mbn.co.kr]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