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100억대 비자금 혐의` 조현준 효성회장 피의자 소환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의 피의자로 17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검사 김양수)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조 회장을 불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를 조사했다. 앞서 조 회장은 검찰청사에 도착해 취재진에게 "집안 문제로 여러 가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조 회장의 진술 내용을 토대로 신병처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조 회장은 2010년부터 5년간 효성그룹 건설사업 과정에서 측근인 홍모 씨가 세운 유령회사를 끼워넣어 '통행세'를 챙기는 방식으로 100억원대 비자금을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통행세는 기업 간 불필요한 거래 단계를 추가해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당이익을 말한다.
또 조 회장은 자신이 지분을 보유한 부실 관계사 갤럭시아포토닉스에 효성이 수백억원을 부당 지원하게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300억원 규모의 '아트펀드'를 통해 미술품을 고가에 사들이는 방식으로 자금을 횡령한 뒤 이 부실의 연대보증을 회사에 떠넘겼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2007년부터 4년간 지인 4명을 직원으로 허위 채용해 연간 수천만원의 급여를 지급했다는 혐의도 있다.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은 2014년 7월부터 친형인 조 회장을 수차례 고발했다. 이 사건은 애초 이 검찰청 조사1부에서 특수4부로 재배당됐다가 지난해 9월 조사2부로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효성그룹 본사와 관계회사 4곳, 관련자 주거지 4곳 등을 압수수색했다.
[송광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