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은 변호사의 이혼법률 Q&A> 직장, 경제력, 집안 등을 속이면 혼인취소사유?

[Q] 저는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지인의 소개로 남편을 만났는데요.

남편은 저와 사귀며 자신이 공기업에 근무하고 시어머니의 병환으로 4억원의 빚이 있었지만 시아버지가 퇴직하면서 다 갚았다고 말하였습니다.

남편은 결혼식을 앞두고 시아버지의 보증 채무를 갚느라 목돈이 당장 없는데 적금 만기가 다 되어 오므로 우선 제 돈으로 결혼식을 준비하자고 말하여 제가 결혼 비용을 모두 부담하고 결혼을 하였습니다.

혼인 후 남편은 생활비를 한 푼도 주지 않더니 사실 자신이 공기업에 다닌다고 한 말은 거짓말이고 토건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월급 통장이 보이스 피싱에 연루되어 급여가 압류되어 월급을 못 받고 있다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며 저도 이상한 생각이 들어 알아보았더니 남편이 혼인 전 말한 직장과 경제력, 집안 등이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저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이미 혼인신고를 하였는데, 이 같은 사유로 혼인 취소소송이 가능할까요?

[A] 우리 법원은 혼인 취소 사유를 엄격하게 판단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혼인취소 소송은 이혼 소송보다 승소율이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사례의 경우, 상대방은 직장뿐 아니라 경제력, 집안 등 혼인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여러 점들을 기망하였으므로 이는 혼인취소 사유에 해당하며, 혼인취소소송을 통해 혼인을 취소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관련 판례에서 우리 법원 또한, 상대방이 직업, 경제력, 집안 배경 등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기망하여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알았더라면 혼인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 판단되는 경우 이는 혼인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사기결혼으로 인한 혼인취소 소송은 사기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안에 소송을 제기하여야 하므로, 기간을 도과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합니다.

[정재은 변호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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