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84)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의 피의자로 26일 검찰에 출석했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일찍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이 전 의원을 불러 국정원에서 실제 돈을 받았는지, 받았다면 어떤 명목이고 어디에 썼는지 등을 조사했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이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하며 "건강상 이유로 정상적인 조사를 받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검찰은 이날 오후 이 전 의원을 돌려보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구급차에서 내려 휠체어를 타고 검찰청사 입구에 도착한 뒤 "국정원에서 돈 받은 점 인정하느냐",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퇴 압박을 무마하는 대가였느냐",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이 전 의원은 현역 의원 때인 2011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 측으로부터 1억원대 특활비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원 전 원장은 국정원 직원이 한국을 방문한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에 침입했다가 발각된 일로 국회 등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이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원 전 원장에게서 돈을 받았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22일 이 전 의원의 서울 성북구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뒤 이튿날 이 전 의원에게 "24일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이 전 의원 측은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26일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의원은 다음날 심혈관계 질환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지만 변호인을 통해 "예정대로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로써 '만사형통(만사가 대통령 형을 통해 이뤄진다)'으로 불리며 이명박정부 실세였던 이 전 의원은 세 번째 형사처벌 위기에 처했다. 그는 17대 대선을 앞둔 2007년 10월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 등으로부터 7억5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2012년 구속기소돼 징역 1년 2월의 실형을 확정받아 복역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포스코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측근들에게 20억원대 일감을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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