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발생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4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이 합동 감식을 벌인 결과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주일 전 밀양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와 원인은 유사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4일 경찰은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부터 발화지점으로 지목된 본관 3층에 대해 합동감식을 진행한 결과 푸드코트 내부 천장에서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전기 합선으로 불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방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발화 원인과 병원 시설에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오전 7시57분쯤 발생한 화재는 2시간여가 지난 오전 9시59분쯤 모두 진화됐다. 이날 화재로 인해 300여명의 입원환자가 대피했지만 연기를 마신 8명은 모두 기존 병실로 돌아가거나 퇴원하는 등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불과 1주일 전 4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불은 오전 7시56분 병원 본관 3층 건물 오른쪽 5번 게이트 천장에서 발생했다. 8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10여분 만인 오전 8시11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해 관할 소방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했다. 이어 오전 8시45분께 '2~5개 소방서의 소방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2단계로 상향, 인접 소방서까지 동원해 총력 대응에 나선 결과 화재 발생 1시간여 만인 오전 9시11분 초기진화에 성공했다.
화재 발생지점에서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했고 건물 내 연기 확산을 막는 구획별 방화셔터도 내려져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게 소방당국 측 설명이다. 앞서 지난달 26일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도 천장 배선에서 전기단락이나 불완전 접촉 등이 발견되면서 전기적 요인에 의한 발화가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스프링클러와 방화셔터 등 소방 설비
소방당국 관계자는 "병원의 신속한 대응과 정상적으로 작동한 소방 설비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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