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인 줄 알았는데"…지적장애인 속여 4천만 원 가로채

【 앵커멘트 】
온라인에서 만난 여성이 "함께 살자"며 돈을 요구해 수천만 원을 보냈는데, 키보드 너머에 있던 사람은 여성이 아닌 남성이었습니다.
피해 남성은 지적 장애가 있었는데, 정상적인 판단을 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서동균 기자입니다.


【 기자 】
'얼른 집을 구하자', '내가 넥타이를 매 주겠다' 등의 대화가 오갑니다.

여성이 신분증과 인증번호를 요구하자, 남성은 흔쾌히 자신의 개인정보를 건넵니다.

하지만, 20대 설 모 씨가 믿고 돈을 보낸 사람은 여성이 아닌 20대 남성 김 모 씨였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간 여성 행세를 한 김 씨는 이런 수법으로 설 씨에게서 현금 4천만 원을 뜯어냈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보호자
- "같이 만나서 살자는 등 처음에는 몇십만 원부터 시작해서 나중에는 (요구 금액이) 더 커져서…."

타인의 사진을 도용한 SNS 계정에 남성 대부분이 속지 않았지만, 지적장애를 가진 설 씨만은 김 씨를 진짜 여성으로 믿었습니다.

"같이 살 방을 얻기 위해 대출을 알아보자"며 접근해오자 별다른 의심 없이 스무 차례나 돈을 보냈습니다.

▶ 인터뷰 : 강영은 / 서울 도봉경찰서 사이버팀장
- "사이버상에서는 (장애인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서 피해 사례들이 계속 끊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김 씨의 범행은 돈을 보냈는데 연락이 없다는 설 씨의 이야기를 들은 설 씨 부모의 신고로 막을 내렸습니다.

▶ 스탠딩 : 서동균 / 기자
- "경찰은 김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사건을 검찰로 넘겼습니다. MBN뉴스 서동균입니다. "
[ typhoon@mbn.co.kr ]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강두민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