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절망적'입니다.
남성은 '강하고 모험적이며 경쟁적', 여성은 '민감하고 말 많고 다정함'.
'성폭력을 예방하려면, 이성친구와 단둘이 있는 상황을 만들지 말라.', '성폭행을 당하지 않으려면, 거부 의사를 분명하게 하라.'
지난 2015년 수억 원을 들여 만든 학교 성교육 표준안 내용입니다.
이나마도 사회 각층의 비난을 듣고 1년 넘게 수정한 건데, 그럼에도 왜곡된 성 인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있죠.
'성폭행을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라'라는 건, 성폭행이 피해자의 잘못 때문이라는 걸까요? 피해자가 조심하라는 대응법 투성입니다.
가해자가 됐을 때 어떤 문제가 있고, 가해자가 돼선 안 된다는 교육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래선지, 학교 교육을 믿지 못한 학부모들은 요즘 사교육 과목을 하나 늘렸습니다.
바로 '성교육'입니다.
비싼 돈을 주고라도 내 아이의 성교육을 다시 시키는 겁니다.
학교에서 제대로 배운 게 없으니 새벽에 전화를 해서 '집에 혼자 있냐'고 묻는 게 성폭력인지 모르고, 피해자를 상대로 꽃뱀이라며 악플을 달아도, 피해자가 어렵게 폭로한 내용을 패러디해서 회사 마케팅에 이용해도, 그게 왜 심각한 성폭력이 되는지 모르는 거죠.
성교육의 핵심은 성폭력을 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거죠. 성폭력을 피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도둑을 막을 생각을 하지 않은 채, 왜 도둑을 맞았냐고 피해자만 다그쳐서야 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