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러 오늘(14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 포토라인에 서 600여 명의 내외신 취재기자들 앞에서 검찰 조사에 임하는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이 이루어진 지 불과 1년 만에 다시 한번 전직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 앞에 서게 된 것입니다.
1. 자택 풍경: 반대집회 vs. 지지집회
이 전 대통령 자택 앞에는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MB의 위법성과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알리러 왔다”, “감방 가기 딱 좋은 날”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현수막을 펼쳐 들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는 지난해 3월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할 때 수백 명의 지지자가 삼성동 자택 앞에서 대규모 지지집회를 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었습니다. 또한 시위대를 의식해서인지 박 전 대통령은 자택 앞에 잠시 모습을 드러낸 뒤 차량에 탑승했던 것과 달리 이 전 대통령은 차량에 탑승한 채 밖으로 나왔습니다.
2. 포토라인 메시지: 1분 13초 vs. 8초
이 전 대통령은 검찰 포토라인 앞에서 1분 남짓한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라고 이야기하며 기자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떠났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8초 동안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라는 말만 간단히 남기고 떠난 것에 비해서는 긴 포토라인 메시지였습니다.
3. 서울중앙지검 1001호 영상녹화: Yes! vs. No!
이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위치한 10층, 1001호에서 조사를 받게 됩니다. 1001호실은 일반 검사실을 개조한 곳으로 이곳에 가려면 유리 스크린도어 외에 보안을 위해 설치된 별도의 철문을 지나야 하는 등 접근성이 낮습니다. 보안상 장점이 많다는 이유에서
다만 조사과정에 대한 영상녹화를 끝까지 거부한 박 전 대통령 때와 달리 이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동의했습니다. 이는 이 전 대통령 측이 녹화 자료를 검찰조사가 정치적 보복이라는 주장에 대한 근거자료로 사용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