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이르면 20일 결정한다.
문무일 검찰총장(57·사법연수원 18기)은 19일 오전 출근 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지난 16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57·23기)으로부터 이 전 대통령 수사 결과를 보고 받고 주말 동안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했다.
검찰 안팎에선 문 총장이 늦어도 이번 주 중반까지 결정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수사팀 내부 의견을 반영해 구속영장 청구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구속 여부도 이번 주중 가려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의 신병처리는 최대한 빨리 결정하겠다는 게 검찰의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지난해 3월 21일 소환 조사를 한 뒤 27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후 3일 만인 30일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렸고 다음날 새벽 구속됐다.
수사팀은 이 전 대통령이 불교 교육 기관인 능인선원 주지인 지광스님에게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은 정황을 추가로 포착해 수사 중이다.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12월 대선 전 김백준 전 대통령 총무기획관을 통해 지광스님에게서 불교대학 설립 편의 등 청탁과 함께 2억원 이상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4일 소환 조사 때 이 내용을 캐물었지만 이 전 대통령은 혐의를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김 전 기획관은 검찰 조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진술했고, 지광스님도 돈을 건넨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의 전체 뇌물 혐의액도 110억원보다 커질 전망이다.
또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가 지난 11일 검찰 조사에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에게서 받은 돈 14억5000만원 중 5억원가량을 김윤옥 여사 측에 전달했다"는 취지의 자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이 전 회장이 건넨 돈 중 상당 금액은 성동조선해양에서 나왔다.
성동조선 측은 정홍준 전 회장이 구속되고 이 전 대통령이 퇴임하자 이 전무 등에게 "건넨 돈 일부를 되돌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성동조선 측이 반환 요구를 했다는 점에서 이 돈이 대가성 있는 뇌물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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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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