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화상회의서 일선에 소회 밝혀…"여러분 속상해하는 데 공감"
"수사권 조정, 국민 위한 시대적 요청"
자유한국당의 '경찰 미친개' 발언으로 일선 경찰들이 강하게 반발한 데 대해 이철성 경찰청장이 입을 열었습니다.
이 청장은 "내 마음도 다르지 않다"는 소회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30일) 오전 열린 전국 경찰 화상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청장은 "지난 일주일간 여러분 속이 많이 상했을 것이다. 나인들 여러분과 마음이 다르겠나"라는 취지로 일선 경찰관들에게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그는 한국당 논평이 나온 뒤 경찰 내부게시판에 자신을 두고 "왜 청장이 말도 한마디 못하나", "비굴하다" 등 일선 직원들의 비판이 나온 사실을 언급하며 "이런 현장 목소리를 잘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청장은 "나도 마음이 똑같다"면서도 "나는 국민 시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분이 속상해하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청장은 발언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두세 차례 말을 잇지 못했다고 일부 참석자들은 전했습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둔 가운데 울산경찰청이 지난 16일 아파트 건설현장 비리 수사 과정에서 울산시청 비서실을 압수수색하자 자유한국당은 이를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경찰을 '미친개'라고 비난해 일선 경찰의 강한 반발을 샀습니다.
아울러 이 청장은 정부가 마련 중인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해서는 "국민을 위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라며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날 화상회의 모두발언에서 "아직 최종안 확정 전이고 국회 논의가 남아 있지만 의미 있는 결론이 도출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사권 조정 논의 테이블에서는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 경찰에 수사종결권 일부 부여, 영장 청구와 관련한 경찰의 이의제기 제도 도입 등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청장은 "수사구조 개혁을 둘러싸고 경찰권 비대화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자치경찰제 도입, 경찰위원회 실질화 등 경찰권 분산과 민주적 통제를 위한 장치를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직 국민 시각에서, 인권보호와 국민 편익 증진에 초점을 맞추고, 더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인권의식을 갖추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청장은 다가온 6·13 지방선거와 관련, "공직자이자 수사기관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굳건히 지키고 불필요한 오해에 휘말리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일선에 당부했습니다.
이는 선거를 앞두고 경찰 지휘부가 일선에 으레 당부하는 말이지만, 최근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와 관련해 황운
이 청장은 또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사건 수사 과정에서 수사관의 부적절한 언행이나 신상정보 유출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이 청장은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