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대구역 복합 환승센터 부근 횡단보도 바닥에 녹색 신호가 켜져 사람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경찰청은 보행자 안전을 위한 신호 체계 보완을 위해 지난 1월 대구시에 바닥신호등을 설치하고 한 달여 동안 예비작동했다. 실제 시범운행은 3월 말부터 예정됐지만 관계 기관들과 협의가 끝나지 않아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바닥신호등 설치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차로가 넓을 경우 시력이 좋지 않은 보행자나 노약자 분들이 신호를 보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라며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보행자, 일명 '스몸비(스마트폰+좀비)'에게도 도움이 될 것"고 설명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시 사고 위험이 7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조사대상 5명 중 1명꼴로 보행 중 횡단보도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사고가 날 뻔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의 62.3%가 보행 중에 일어났고, 보행 중 사망자중 노인 사망자는 866명(50.5%)에 달한다.
경찰청은 이에 "바닥 신호등이 이 같은 문제점들을 고려해 사고율을 낮출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바닥신호등을 본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해당 신호등을 건넌 김경일 씨(23)는 "처음에는 신호등이라고 생각 못하고 그냥 디자인인 예쁘다고 생각했다"며 스마트폰을 하면서 신호등을 발견한 것을 떠올리며 "기능을 알고 나니 더 실효성 있어 보인다"고 답했다.
영유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보행도로에도 이런 종류의 신호등이 도입되면 안심이 될 것 같다"며 "스쿨존 같은 곳에 설치되면 반응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바닥 신호등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바닥신호등을 어두운 시각에 접한 시민들의 경우에는 별다른 불만 사항이 없었지만 낮 시간에는 보행자 신호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채진실 씨(25)는 "밤 시간은 보행자 신호가 밝아 실효성 있다고 생각하지만 낮에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라는 반응이다.
기존 보행자 신호가 있는데 굳이 바닥신호등을 만들어야 하냐는 의견도 있었다. 전다경 씨(25)는 "보행자 신호를 보지 않는 사람을 위해 세금을 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답
경찰청은 이에 "시범 운영기간 동안 자체적으로 개선 사항을 확인하고 관련 민원을 적극 수렴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범 운영기간 동안 '바닥 신호등' 효과가 검증되면 올 9월쯤 '교통안전시설 심의회'에서 정식 신호 장치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뉴스국 양현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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