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여행` 26개월 딸 방치해 사망케 한 엄마, 징역 9년 확정

남자친구와 여행을 다니다 생후 26개월 딸을 방치해 사망케 한 어머니에게 대법원에서 징역 9년의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31)의 상고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이 피고인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수긍할 수 있고, 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김씨는 "출산 후 산후우울증과 불면증을 앓으면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이후 알코올 의존증이 생겨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4월 30일 딸을 집에 혼자 남겨두고 남자친구를 만나러 갔다. 다음날 김씨가 집에 돌아왔을때 딸은 이미 영양실조로 숨진 뒤였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전에도 총 8회에 걸쳐 짧게는 1일, 길게는 4일간 딸을 집에 혼자 두고 남자친구와 외박·여행을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딸이 물과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해 건강이 악화됐지만 김씨는 아무런 의료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앞서 1심은 "피고인은 어머니로서 아이를 보호하고 양육할 의무가 있다"며 김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은 "딸을 두고 두 차례 여행을 다녀오는 등 방치·학대 행위가 빈번하게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원심 양형은 오히려 가볍다"며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성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