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도입 이후 전국 25개 로스쿨의 변호사시험 누적합격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수도권 로스쿨과 지방 로스쿨의 합격률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시험에서는 하위 5개 로스쿨의 합격률이 30% 전후에 머물면서 이른바 '변시 낭인'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51.4%를 기록한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올해 49.35%를 기록하며 절반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22일 법무부는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처음 공개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법무부를 상대로 낸 학교별 합격률 공개 소송이 최근 서울고법에서 변협 승소로 확정된 데 따른 조치다. 법무부는 로스쿨 도입후 첫 변호사 시험이 치러진 2012년부터 총 7회 누적 합격률 기준으로 순위를 공개했고, 1위를 차지한 연세대에 이어 서울대·고려대가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서울지역 이외의 로스쿨 중 아주대 로스쿨이 4위에 오른 점이 눈에 띄었다.
법무부는 이날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 로스쿨 지원 및 평가 시 폭넓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공개했다.
합격률은 연세대 94.02%, 서울대 93.53%, 고려대 92.39%였다. 4위인 아주대는 91.90% 5위 성균관대는 90.43%였고, 이 5개 대학이 90% 이상의 합격률을 나타냈다. 그 뒤를 이어 경희대(87.94%)·인하대(87.54%)·한양대(87.27%)·서강대(87.22%)·이화여대(87.18%)·중앙대(87.09%)·영남대(86.71%)·한국외대(86.32%)·서울시립대(84.80%)가 80%대 합격률을 기록했다.
영남대를 제외한 지방대 로스쿨 대부분은 80%대를 넘지 못했다. 70%대를 넘지 못하는 학교도 여럿 있었다. 전북대(69.62%)·동아대(67.82%)·제주대(67.78%)·원광대(62.60%)는 합격률이 60%대에 머물렀다. 최고·최저 합격률의 차이는 31.42% 포인트에 달했다.
1회 시험 당시 87.15%에 이르던 전체 합격률은 전년도 불합격자의 재응시 등으로 응시자 수가 불어나면서 이제는 50%(7회·49.35%)에도 미치지 못 하는 등 문호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이 같은 문제점으로 인해 최근 다시 '법과대학'의 체제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초 70~80%를 목표했던 합격률이 지난해 22%까지 곤두박질치면서 로스쿨 도입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무수한 '로스쿨 낭인'들을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법조계에서도 하위권 대학 출신을 중심으로 로스쿨 수료 후 변호사가 되지 못하는 '로스쿨 낭인'이 대량 배출될 수 있다는 염려가 제기된다. 또 이처럼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떨어지는 '하위' 로스쿨을 중심으로 통폐합 논의 등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그동안 법무부는 "로스쿨 간 과다 경쟁으로 인한 교육 부실화와 서열화가 우려된다"며 로스쿨별 합격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변호사협회가 "각 로스쿨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공개하라"며 법무부를 상대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22일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김우진)는 1심과 마찬가지로 변협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법무부는 "로스쿨 도입 10주년을 맞아 변호사시험 개선 위원회를 지난 3월 구성해 운영 중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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