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2심 재판 전 과정 생중계 해달라" 요구…법원 규정상 중계 불가능

'비선실세' 최순실 씨(62)가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 재판 과정을 생중계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3일 최씨를 대리하는 이경재 변호사(69·사법연수원 4기)에 따르면 최씨 측은 지난 4월 초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에 "재판 과정을 생중계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변호사는 의견서를 통해 "변호인과 검찰의 주장을 국민들이 볼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는 "국민들에게 어느 쪽 주장이 더 설득력 있는지 볼 기회를 줘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6차례 정식 공판을 진행한 상태다. 실제 재판 과정을 생중계한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대법원 규정에도 근거가 없어 사실상 최씨 측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법원은 지난해 8월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주요 재판 1·2심을 생중계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는 정식 공판이 아닌 준비기일이나 선고공판 등에만 적용된다.
법원 안팎에서는 최씨 측이 규정을 알면서도 '국민이 지켜보게끔 하자'는 명분을 내세워 재판부를 압박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최씨 측은 1심 때도 검찰이 서류 증거를 무더기로 제출해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등 재판 절차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최씨는 부인과 질환으로 지난 10일 입원한 뒤 다음날 전신마취 수술을 받은 상태다. 그는 수술 전 교정당국에 딸 정유라 씨 접견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