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에 상여금과 숙식비가 포함된다고?

↑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안에 대한 각 층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 = gettyimagesbank]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안이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내년 시행을 앞두게 됐다. 하지만 이를 두고 중소기업 ·자영업자와 노동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안은 현재 산입범위인 정기급여에 상여금과 숙식비 등을 포함시키는 방안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상여금은 최저임금의 25%, 숙식비는 7%를 초과한 금액이 최저임금에 들어간다. 이 비율은 2024년에는 상여금과 숙식비 전체 금액이 모두 최저임금에 포함되도록 2020년부터 단계별로 축소된다.
현재 노동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의당과 각 노총들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안은 실질적인 임금 인상률을 떨어뜨린다"며 국회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노사 협의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위헌"이라며 안건에 대한 본회의 통과를 반대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위원회 탈퇴를 선언하는 등 개정안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기 위해서 제도가 정비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용노동부 김영주 장관은 "90%의 노동자들은 불이익이 없다"며 "학교 비정규직 같은 경우에는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반기는 분위기다. 올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임금에 부담을 느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얼어붙은 채용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 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모바일 플랫폼 업체를 운영하는 임 모씨(28)는 "현재 만약 40시간을 일하면 주휴수당을 포함한 48시간 어치의 임금인 약 36만원을 노동자에게 지급해야 한다"며 "그렇게 된다면 실직적으로 시급이 9000원이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상여금이나 숙식비를 최저임금에 포함시킨다면 규모가 작은 회사들은 훨씬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르바이트생 이 모씨(23)는 "주휴수당을 잘 챙겨주지 않는 곳이 많다"며 "최저임금을 명목상이라도 올리는 게 다수를 위해 좋은 선택인 것 같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많았다. 한 광고업계 인턴 진 모씨(23)는 "최저임금을 올린다 해서 좋아했지만 결국 제자리 걸음인 것 같다"며 "인턴은 임금에 비해 처리하는 업무가 과다한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실질 임금이 깎이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취업준비생 윤 모씨(22)도 "2024년까지 상여금과 숙식비 전체를 최저임금에 포함시킨다면 사실상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며 "청년 고용이 불안한 만큼 실질적으로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라고 토로했다.
[디지털뉴스국 채민석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