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물뿌리기 갑질'로 물의를 빚은 한진그룹 총수일가에 대한 사정당국의 수사 강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검찰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상속세 탈루와 횡령·배임 혐의로 31일 대한항공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같은날 경찰은 특수폭행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조 회장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종오)는 이날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내 재무본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4월 30일 서울지방국세청이 조 회장을 500억원 대 조세 포탈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한진그룹 오너일가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여온 서울국세청은 조 회장의 세 남매가 부친인 고(故) 조중훈 회장의 해외 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은 압수 물품 분석이 끝나는 대로 관련자 소환조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24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과 정석기업 등 관계 기업 사옥과 조 회장 형제인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자택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자택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한바 있다. 조사 과정에서 검찰은 조 회장 일가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발견하고 비자금 조성 여부에 대한 수사도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 일가가 대한항공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는 과정에서 횡령을 저지른 정황도 검찰은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 회장 일가가 면세품 중개업체 트리온무역과 미호인터내셔널을 통해 통행세를 거두는 방법으로 부당 이득을 챙긴 정황도 주목하고 지난 25일 트리온무역과 미호인터내셔널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의 횡령·배임 규모가 2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날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해 특수폭행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2011년 8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피해자 11명에 대해 24건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이사장에 적용된 혐의는 특수상해, 상해, 특수폭행,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운전자 폭행), 상습폭행, 업무방해, 모욕 등 7개다.
경찰은 "범행의 중대함에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이 이사장에 대한 영장 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서울 평창동 자택에서 식물의 가지를 칠 때 사용
[이희수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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