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만4234곳의 투표소에서 진행된 6·13 지방선거는 광역자치단체장 등 4000명이 넘는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인 만큼 각종 사건·사고와 이색적인 풍경 등이 연출됐다.
부산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를 훼손하거나 투표용지에 이상이 있다며 항의하는 등 소동이 잇따랐다. 13일 오전 7시 20분께 부산 동구 범일동에 있는 한 투표소에서 50대 남성 A 씨가 "우리나라에는 당이 2개밖에 없느냐"며 비례대표 투표용지 2장을 찢었다. 경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A 씨를 조사하고 있다.
오전 8시 2분께 부산 강서구 녹산동에 있는 한 투표소에서 70대 남성 B 씨가 '투표용지에 누군가 도장을 찍어뒀다'고 주장했다. 선관위가 확인한 결과 투표용지에 미리 도장이 찍힌 사실은 없었다. 선관위는 B 씨가 기표하다가 실수한 것으로 판단해 무효 처리한 뒤 B 씨를 귀가하도록 했다.
오전 8시 21분께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 있는 한 투표소에서 70대 남성 C 씨가 투표용지에 QR코드가 찍혀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선관위와 경찰은 C 씨가 투표용지에 찍힌 선관위 관인을 QR코드로 착각해 항의한 것으로 확인했다.
울산시 북구 농소3동 제6투표소에서는 한 남성이 선거 안내를 잘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란을 피우다 출동한 경찰에 제지당했다. 울산시 중구 병영1동 제3투표소에서는 70대 남성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난하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전북 장수경찰서는 이날 오전 1시께 장수군 장계면사무소 등 투표소 3곳에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현수막을 게시한 혐의로 A 씨(39) 등 6명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장수군수에 출마한 한 후보가 주민에게 금품을 건네 기소됐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했다 주민 신고로 검거됐다.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 투표소에서는 사무원이 비례대표 시의원 투표용지 1장을 더 배부했다. 선관위는 투표용지를 더 받은 유권자의 신원이나 추가 교부된 투표용지가 실제 투표됐는지 파악이 힘든 상태라고 밝혔다.
충북 옥천 최고령 유권자인 이용금 할머니(114)가 13일 오전 10시께 예곡 신문화공간에 마련된 제2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청산면 삼방리에 사는 이 할머니는 1904년 10월생으로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딸과 함께 투표소를 찾아 무사히 투표를 마쳤다.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도 이날 오전 8시께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사저에서 조금 떨어진 진영문화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수행원들과 투표를 마친 권여사는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기 전 기자들의 요청에 잠시 포즈를 취했다. 권 여사는 이날 취재진들의 질문에 미소만 짓고 대답은 하지 않았다.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비엔날레 전시관에는 이색적인 투표소가 마련돼 유권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투표소에는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 백남준씨의 설치작품인 '고인돌(1995년작)'이 전시 중이어서 작품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주민들도 있었다.
버스 조차 운행되지 않는 강원도 오지마을
[전국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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