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한 어린이집에서 생후 11개월 된 남아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보육교사의 아동학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경기도 동두천 시에서 어린이집 통원 차량에 7시간 동안 갇혔던 4세 여아가 숨진 지 하루 만에 또 다른 영유아의 사망소식이 전해지면서 제도적 대안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화곡동 A 어린이집 보육교사 김 모씨(59)를 18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해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이 이 어린이집 CCTV를 분석한 결과 김 씨는 18일 오후 영아를 엎드리게 한 채 이불을 씌운 상태에서 온몸으로 올라타 누른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과정에서 김 씨는 '아이가 잠을 자지 않아 억지로 잠을 재우기 위해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정확한 영아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19일 부검을 실시했다. 다른 아동에 대한 가혹 행위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보육교사, 원장 등을 상대로 수사 중이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사건 당일 오후 3시 30분경 "이불을 덮고 자는 아기가 계속 잠을 자고 있어 이상하다"며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소방당국 함께 출동한 경찰은 병원으로 영아를 긴급 후송했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이 일어나기 하루 전인 17일 경기도 동두천 시 한 어린이집에서는 4세 B양이 통원 차량에 7시간 동안 갇혀 있다 숨졌다. 이날 동두천의 낮 최고 기온은 32도를 웃돌았다. B양은 이날 오전 9시 40분께 다른 원생 8명과 통원 차량을 타고 등원했으나 미처 차에서 내리지 못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등원한 지 7시간이 지난 오후 4시경 '아이가 등원하지 않았다'는 보육교사의 전화에 부모가 '정상 등원했다'고 말하자 해당 어린이집은 B양을 찾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국가와 보육 종사자들의 아동인권 감수성 부족에서 원인을 찾는다. 김희태 방송통신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는 "아직 수사가 다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조심스럽다"면서도 "동두천 사건의 경우 보육교사의 책임인지 운전사의 책임인지를 따지기 전에 아이를 챙기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있는 쪽이
[강인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