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도 목격될 정도로 큰 화재였던 경기도 고양 저유소 탱크 폭발 사고의 원인이 근처에서 날다 떨어진 소형 열기구인 풍등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화재 발생 하루만에 풍등을 날린 스리랑카인 20대 남성을 긴급 체포했습니다.
전민석 기자입니다.
【 기자 】
기름탱크에서 발생한 유례를 찾기 힘든 화재의 원인이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어제(8일) 오후 4시 반쯤 경기 고양시 강매동에서 27살 스리랑카 남성을 중실화혐의로 긴급체포했습니다.
이 남성은 그제(7일) 사고 현장에서 1km 안에 있는 공사장에서 '풍등'으로 불리는 소형 열기구를 날렸는데, 이 풍등이 실수로 저유시설의 잔디밭에 떨어져 불이 시작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잔디밭에 떨어진 불씨가 저유탱크의 유증환기구를 통해 탱크 내부로 들어가며 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 남성은 불법 체류자는 아니며 인근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저유 시설 인근의 CCTV 등을 분석해 이 남성이 풍등을 날린 장면 등을 확인해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어제 진행된 합동감식에서는 화재를 감지하는 센서와 소화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초기 진화에 실패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화재 발생 시 유류탱크에 설치된 두 개의 장치에서 소화액이 분사돼야 하지만, 폭발 때문에 1개만 작동하고 다른 1개는 훼손된 채 엉뚱한 쪽으로 소화액을 뿌린 겁니다.
▶ 인터뷰 : 임철근 / 대한송유관공사 설비검사팀장
- "탱크 지붕이 폭발하면서 그 시설 일부를 눌러버렸습니다. 방향 자체가 정상적으로 갔으면 진화가 됐을 텐데…. 빗나가는 바람에…."
경찰은 오늘(9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자세한 사건 경위를 밝힐 예정입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in@mbn.co.kr]
영상취재 : 김영호·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