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아빠' 신상까지 공개…'생존권' vs '초상권'

【 앵커멘트 】
사정이 이렇다보니 양육비를 주지 않는 이른바 '나쁜 아빠'의 신상을 공개하는 사이트까지 등장했습니다.
양육비를 받아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이지만, 명예훼손이 될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병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양육비를 주지 않는 배우자의 신상을 공개한 인터넷 사이트입니다.

양육비 관련 법원의 판결문이나 합의서를 토대로, 해당 배우자의 얼굴 사진과 간단한 신상정보 백여건이 올라와 있습니다.

심지어 이 사이트엔 배우자 신상을 공개하고 양육비 문제가 해결된 건수까지 공개됐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배우자 신상 공개
- "지금 이 사이트로 인해서 저희들 정말 하나라도, 어느 분 하나 해결이 된다면 저희도 희망을 얻고 하려고 동참한 거고…."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 사이트에 신상이 공개된 한 남성은 밀린 양육비 액수가 큰 상황에서 돈벌이가 끊길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양육비 미지급 아버지
- "지금 직장도 피해가 갈까 봐 걱정도 되는데 다음 직장 잡을 때는 또 어떻게 피해가 올지 그게 걱정되거든요, 지금."

무엇보다 범죄자도 아닌 일반인의 신상을 공개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김보람 / 변호사
- "기계적으로 판단한다면 (명예훼손) 해당될 소지도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 처벌하고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회 일반의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

실제 이 신상공개 사이트 담당자는 이미 3건의 고소를 당한 상황.

하지만 양육비 지급을 강제할 실질적 정부 대책이 나오기까지 계속 운영한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윤남석 VJ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