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0권 기념소설집 펴내
누군가에게 사춘기로 대변되는 십대의 시기는 독감처럼 지독하게 아픈 상처로 기억되기도 하고, 미열처럼 아픈지도 잘 모르는 채 지나가 버린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10대는 그 아픔의 정도를 떠나 이리저리 흔들리고 방황하며 성장통을 겪어내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각자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정립되고 자기만의 온도로 미래를 그려간다.
자음과모음이 청소년문학 70권 출간을 기념해 펴낸 <십대의 온도>에는 치열하게 십대의 시기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소설집에 참여한 여섯 작가는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겪고 느끼는 보편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각자의 색깔을 투영한 비범한 이야기를 선보인다. 그리하여 때로는 활화산처럼 뜨겁기도, 때로는 얼음장처럼 차갑기도 한 십대의 온도를 다채롭게 펼쳐 낸다.
특유의 섬세한 문체로 풀어낸 이상권의 「어느 날 우연히」는 소녀들의 애틋한 우정과 갑갑한 현실과의 대비가 돋보인다. 김선영의 「바람의 독서법」은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특정 활자가 도드라지게 보이는 착각을 재미있는 상상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유영민의 「약속」은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가출한 엄마를 대책 없이 기다리며 근원적인 외로움을 배워 가는 소녀의 이야기이다.
진저의 「소녀 블랙」은 유난히 검은 피부의 소녀와 질병으로 유난히 흰 피부를 갖게 된 소년의 애틋한 감정을 통해 세상의 모든 컬러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순수한 메시지를 전한다. 공지희의 「영화처럼 세이셀」은 수능 시험을 앞두고 세이셀 섬으로 도망치듯 떠난 소년의 모험을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그렸다. 신설의 「마더 파괴 사건」은 외계인이 대한민국에 남기고 간 ‘마더’라는 생물형 컴퓨터를 파괴하는 사건을 재구성한 흥미로운 판타지 소설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십대들은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며 불안정한 시기를 보내는 중이다. 그러나 그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걱정스러운 존재가 아니다. 소설집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지금 십
이상권 외 5명 지음/자음과모음/216쪽/1만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