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성균관대 '총여학생회 폐지안'이 가결된 가운데 경희대 학생들 역시 총여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사진 = 김수연 인턴기자] |
성균관대학교는 학생 총투표 끝에 '총여학생회 폐지'를 지난 15일 결정했다. '2018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 학생 총투표 투표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총 유효표 4747표 가운데 폐지 찬성이 83%(4031표)를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반대 의견도 있었다. '성균관대 성평등 어디로 가나'는 앞선 8일 총여학생회 폐지투표 거부 보이콧 선언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성균관대에 이어 경희대학교 학생들 역시 총여학생회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16일 경희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 '총여 폐지 서명운동 함께 할 사람 모집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는 "학생회 총칙에 따라 학생 총투표를 제안한다"며 "중간고사가 끝나는 다음 주부터 본격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 총여학생회가 서정범 교수에게 저질렀던 만행에 책임감을 느낀다면 해체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고 서정범 교수는 지난 2006년 무속인 성폭력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이 과정에서 총여학생회 측이 "DNA가 일치하고 녹취록과 상해 진단서등 명확한 증거가 있다"며 학교의 강력 대응을 요구했다. 서 교수는 결국 무혐의 판결을 받았지만 학교에서 직위해제 당했고 총여학생회는 여러 이유를 들어 사과를 거부했다.
댓글 창에는 해당 글을 옹호하는 댓글이 연이어 달렸다. "지지합니다", "오픈 채팅방 만듭시다", "후보자 없어서 자체적으로 없어질 듯" 등의 글이 달렸다.
반면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본 투표 들어가도 폐지된다는 보장 없다", "몇 년 전에도 총여 폐지 투표했지만 투표권이 여학생한테만 있고 투표율 저조해 결국 무산" 등의 의견도 이어졌다.
지속적으로 제기돼 오던 총여학생회 폐지 논란은 '페미니즘'이 사회적으로 확산되면서 다시 불거졌다.
여권 신장으로 최근 심화되고 있는 남녀 갈등 속에서 '백래시(반격)'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세대 총여학생회의 경우 지난 5월 페미니스트 강사 은하선 씨의 교내 강연을 추진했다가 반발에 부딪혔다. 학생들이 강연장 앞에서 시위를 열고 총여학생회 퇴진을 강력히 요구했다. 남학생의 93%, 여학생의 62%가 '총여학생회 재개편'에 찬성, 현재 총여학생회 존폐를 논의 중이다.
계속되는 취업난으로 대학 내 문제에 대한 무관심 증가와 '여성'을 위해 운영되는 총여학생회에 남학생 학생회비가 사용되는 것도 논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희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 모씨(26)는 "총여학생회는 성평등을 주창하고 있지만 여학우만을 위해 존재한다"며 "남학우의 자치회비로도 운영되고 있는데 역차별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총여학생회는 1984년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뒤 1999년에는 전국에 30여 개 총여학생회가 있었지만 현재 대부분 폐지됐다.
서울시립대, 한양대, 경희대, 숭실대 등은 입후보자가 없어 장기간 공석으로 명맥만 유지 중인 상황이다.
서울 시내 대학 중 유일하게 총여학생회가 활동하는
앞서 2013년 건국대, 2014년 중앙대, 2015년 홍익대가 총여학생회를 없앴다. 중앙대 서울캠퍼스는 2014년 독립 기구였던 총여학생회를 총학생회 산하 기구로 편입시킨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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