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경찰에 검거된 가정폭력 사범은 무려 15만 명 올 상반기에만 만7천 명이 넘습니다. 한 번의 가정폭력으로 사형까지 내려달라 하진 않을 터. 역시나 재범률은 지난 4년간 2배 가까이 되고, 재범이 우려돼 경찰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가정도 만 가구 이상. 이것만 봐도 가정 폭력이 얼마나 상습적인지 알 수 있죠.
이렇게 된 이유는, 역시 또 처벌이 약해섭니다. 가정폭력으로 검거된 피의자 10명 중 4명은 형사사건이 아닌 가정 보호 사건으로 넘어가, 구속이나 벌금 등의 형사처벌이 아닌 친권 행위 제한이나 사회봉사, 상담 처분으로 끝이 납니다. 그 때문에 2015년 이후 가정폭력으로 구속된 이들은 1%가 채 안 되지요.
역시 가정폭력이 심각한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주에서 여성 폭력 방지법이 있어 가정폭력 문제에 직접 개입합니다. 경찰은 가정폭력 발생 시 가해자를 의무적으로 체포해야 하고 검찰은 대부분 기소하는 게 원칙. 민간기관은 수시로 사후 모니터를 해 법원에 보고해야 합니다.
'거주지를 6번이나 옮겼지만, 온갖 방법으로 찾아왔다.' 가정폭력 피해자가 거주지를 숨기기 위해 타인이 주민등록이나 초본을 떼어 볼 수 없도록 하는 '열람 제한 신청'이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이번 살인사건과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 숨어서 두려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단 뜻이겠지요.
법을 만들고 범죄를 처벌하는 그분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자신도 엄마처럼 죽음을 맞을지 몰라 두려워하는 딸의 심정을 헤아려 보자고 까진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폭력은 범죄이고 죄를 저지르면 그만큼의 벌을 받는다는 기본적인 상식만큼은 우리 사회에 존재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전처를 죽이기 전에, 딸에게 했다는 아빠의 말. '엄마를 죽여도 6개월이면 나온다.'는 천인공노할 말은 상상조차 할 수 없도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