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거제 '묻지마 폭행'…상해치사서 '살인죄'로 바뀐 이유는?

【 앵커멘트 】
앞서 보도해 드린 거제의 '묻지마 폭행·살인 사건'.
범행 동기나 경찰과 검찰의 수사 과정 궁금한 점이 많은데요, 이권열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상해치사보다 살인이 더 형량이 무겁죠?
정확히 두 범죄의 차이가 뭔가요?

【 기자 】
살인이든 상해치사든 누군가 숨졌을 때 적용하는 범죄 혐의인데요.

두 범죄의 차이는 '고의성' 여부입니다.

처음부터 사람을 죽일 의도 또는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폭행을 해서 결국 피해자가 숨졌다면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살인 의도가 없이 폭행을 해서 사람이 숨졌다면 상해치사죄를 적용하게 되는 겁니다.

살인죄의 형량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지만 상해치사 형량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 질문2 】
살인의 동기가 있었느냐, 없었느냐로 판단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사람의 마음을 알 수는 없잖아요?

【 기자 】
결국, 외부에 드러난 가해자의 행동을 보고 경찰이나 검찰이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 질문3 】
경찰이 처음에 상해치사로 판단한 이유는 뭔가요?

【 기자 】
범행 직후 경찰이 파악한 상황을 보면 피해자는 "현장에서 피범벅이 되어 의식은 있으나 진술은 힘든 상태"로 돼 있습니다.

피해자가 경찰 발견 시점까지 숨지지 않았다는 이야기인데요.

경찰도 사건 직후 박 씨를 입건할 때 상해죄로 판단했다고 합니다.

이후 상해치사로 적용 혐의를 바꾸다 보니 한 단계 더 나가 살인죄 적용까지 검토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4 】
검찰에서는 어떤 점을 근거로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본 건가요?

【 기자 】
앞서 보도 내용에 나온 대로 범행 전에 가해자 박 씨가 스마트폰으로 '사람이 죽었을 때’이런 내용을 검색했고요.

검사가 CCTV로 확인하고 가해자가 인정한 폭행 횟수만 72번에 달합니다.

폭행 시간도 무려 30분입니다.

가해자는 술에 취해서 정신이 없었다고 하는데, 검찰이 수사를 해보니 만취 상태로 보기도 어려웠습니다.

피해자의 상태를 지켜보다가 자신의 상의를 벗고 다시 찾아서 입기도 했다고 합니다.

검찰은 가해자가 살해할 의도가 있었고, 피해자가 숨질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알면서도 폭행을 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질문5 】
경찰도 스마트폰 검색 기록을 확인해 봤다면 살인 의도를 의심해봤을 텐데 경찰은 가해자의 스마트폰을 안 본 건가요?

【 기자 】
경찰은 스마트폰 검색 기록을 복원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만, 경찰의 초기 수사가 나중에 검찰의 수사를 통해서 보강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이런 사실만 놓고 경찰이 부실 수사를 했다고 결론을 내리는 건 성급합니다.

【 질문6 】
이 남성이 대체 왜 범행을 저지른 건가요?

【 기자 】
범행 시간이 새벽 2시반이었는데요.

가해자 박 씨는 범행 직전에 다른 사람들과 술을 마셨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박 씨가 평소에 좋아하던 여성이 있었는데 이 여성이 다른 남성에게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자 화를 내면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검찰은 박 씨가 화풀이 대상을 물색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 질문7 】
검찰이 기소했으니까 조만간 재판이 열리겠네요.
언제 재판이 시작되나요?

【 기자 】
이달 19일에 첫 재판이 있을 예정인데요.

가해자가 음주에 따른 심신미약, 즉 술에 취해서 판단력이 흐려졌다, 이런 주장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앵커멘트 】
피해자는 폐지를 줍던 50대 여성이었습니다.
우리 법원이 올바르고, 현명한 판단을 하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이권열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