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에 "해고할 거야"…법원 "입주자 대표 협박죄"

【 앵커멘트 】
아파트 경비원에게 해고를 암시하는 발언을 한 입주자 대표에게 유죄가 선고됐습니다.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만큼 협박죄가 성립된다고 본 건데요.
김영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1월, 청주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40대 입주자 대표가 후문 경비실을 찾았습니다.

다짜고짜 경비원에게 "내가 당신 자른다. 죄 없어도 내가 죄짓게 해서 자를 거야"라며 호통을 쳤습니다.

자신의 아파트 재건축을 반대하고 있었는데, 해당 경비원이 재건축조합 사무실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의심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입주자 대표는 협박죄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법정에 출석한 입주자 대표는 "자신이 경비원을 해고할 권한이 없어 협박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해고 권한이 없어도 입주자대표로 피해자 근무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지위에 있어,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며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 인터뷰(☎) : 이동진 / 변호사
- "합의에 이르지도 않았고 피고인 또한 지속적으로 반성한 여지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법원은 "해고할 수 있다는 발언을 반복했고, 피해자 역시 자신이 해고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진술해 협박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