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출발 안 해?"…택시기사 차로 친 40대 집행유예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출발하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택시기사를 들이받은 40대가 심신미약을 인정받아 법원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2단독은 특수상해·특수재물손괴·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모(42) 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9월 27일 오전 2시 20분쯤 오 씨는 서울지하철 5호선 영등포구청역 인근 도로에서 택시운전자 강 모(58) 씨를 차로 친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강 씨는 오 씨가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어도 차를 출발하지 않자 택시에서 내려 오 씨에게 항의했지만, 오 씨는 강 씨를 무시하고 차를 급출발했습니다.

강 씨는 음주운전을 의심하고 50m가량 추격한 뒤 오 씨의 차를 가로막았습니다. 그리고 강 씨가 택시에서 내려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오 씨는 강 씨와 택시를 그대로 들이받았습니다.

이에 강 씨는 병원에서 2주 동안 치료를 받았고, 택시 수리비 179만 원이 들었습니다.

검찰은 오 씨에게 중앙선 침법 4회, 신호위반 1회, 안전의무위반 1회 등을 반복해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줬다는 이유 등으로 구속기소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오 씨가 피해망상증 등으로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죄를 저질렀다고 보며 "2개월 이상 구치소에 수용돼 범죄 제재 효과가 어느 정도 달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검찰은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