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와 포항에서 발생한 두 차례 큰 지진 이후 전국 곳곳엔 지진이 났을 때 피할 수 있는 옥외대피장소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말만 대피소지 건물 바로 옆에 있는 곳이 적지 않아 지진이 나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강세현 기자입니다.
【 기자 】
벽돌이 떨어져 자동차를 덮치고, 기숙사 외벽이 무너져 내립니다.
경주와 포항 지진 이후 정부는 시민들이 피할 수 있는 지진 옥외대피장소를 본격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옥외대피소가 실제로 안전한지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서울 시내에서 취재진이 찾은 대피소는 건물 바로 옆에 있었습니다.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이 대피장소 바로 옆에는 벽돌로 된 건물이 있는데요. 1년 전 포항에선 제가 서 있는 장소만큼 먼 곳까지 낙하물이 떨어졌습니다."
대피소는 주변 건축물 높이의 1.5배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기준이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심지어 최근 이 기준은 고층 건물로부터 충분히 떨어져 있으면 된다는 모호한 기준으로 바뀐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인터뷰(☎) : 행정안전부 관계자
- "일본에도 (기준이) 없어요. 너무 과하게 이상적으로 지정한 거 같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었어요)."
현실적 여건을 고려했다지만 오히려 기준이 모호해진 탓에 지금처럼 위험한 장소에 대피소가 들어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송창영 / 한양대학교 방재안전공학과 교수
- "건물 높이로부터 얼마만큼 혹은 내진 설계가 된 건물 옆 경우와 내진설계가 안 된 옆 건물을 구분해서 구체적이고 정량적인 수치가 준비돼야…. "
포항 지진이 발생한 지 벌써 1년, 하지만 지진에 대한 대비는 여전히 제자리입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 accent@mbn.co.kr ]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