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앨리스가 만든 청소년자립팸 '이상한 나라' 소개 이미지다. 다양한 이유로 쉼터에 갈 수 없는 청소년들을 위해 이상한 나라 활동이 시작됐다. [사진 출처 = 청소년자립팸 '이상한나라' 제공] |
이상한 나라는 '움직이는 청소년센터 EXIT'의 버스 활동에서 출발했다. EXIT 버스 활동 중 활동가들이 마주한 건 지낼 곳이 없는 거리의 청소년들이었다. 각기 다양한 이유로 쉼터에 갈 수 없는 청소년들을 사무실로 데려와 재우기도 하며 이들을 위한 공간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렇게 이상한 나라의 활동은 시작됐다.
이상한 나라에는 입국과 출국제도가 있다. 입국은 EXIT 버스에서 가능하며 청소년에게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상한 나라를 소개한다. 입국 심사는 이미 살고 있는 앨리스들, 활동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비정상 회담'을 하는 자리다. 이곳에서 어떤 삶을 계획하는지, 걱정되는 건 없는지, 기대하는 건 어떤 점인지 깊은 대화를 나눈다. 들어오고 3개월, 1년차가 될 때 정기적으로 그동안의 생활을 돌아보는 비정상회담을 연다. 이후 이상한 나라에서 2년을 채우면 출국 절차를 밟게 된다. 자립 준비 기간 2개월을 합쳐 최대 거주기간은 2년 2개월이다. 물론 본인의 의사에 따라 중간에 출국도 가능하지만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기간을 모두 채우고 출국한다. 대기인원도 많아서 평균 1년씩은 기다려야 한다.
이상한 나라의 활동가들은 자립을 위해 앨리스 본인이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것을 중요시한다. 이상한 나라 속 모든 활동의 계획부터 준비, 실행까지 앨리스가 스스로 생각하게 한다. 이상한 나라는 주거 공동체기 때문에 약속이 필요하다. 상임활동가 김선옥 씨는 "보통 기관에서는 엄격한 규칙을 따르게 하지만 여기는 앨리스끼리 자발적으로 회의를 하고 소통을 통해 약속을 만들어 간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그 과정을 존중하고 개입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사회복지사, 선생님보다 친구가 되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앨리스들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다만 다른 청소년쉼터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을 돕는다면 이상한 나라에서는 앨리스가 스스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고 활동가는 적절하게 돕는다. 앨리스에게 지원하는 프로그램 중 '앨리스와 콩나무'는 물품 구입부터 학원 등록까지 앨리스의 사회생활을 위한 다양한 지원이 이뤄진다. 앨리스가 필요하다 여기고 기획을 하면 금전적인 부분을 돕는다. 먹고 자는 것을 넘어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재정적인 부분을 포괄적으로 지원한다.
이외에도 앨리스들이 저축을 하면 출국할 때 높은 이자로 돌려주는 '더블케익' 프로그램이나 출국 시 자립 지원금을 지원하는 '키높이 구두' 등이 있다. 또 재정적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매월 기본소득으로 30만원을 지급한다. 전적으로 앨리스의 자율에 맡기고 어떠한 증빙도 요구하지 않는다.
자율에만 맡기다 보면 어려운 점도 있기 마련이다.
한낱으로 활동하는 상임활동가 박민진 씨는 "현장에서 직접 부딪혀보니 통제와 규율이 없어지면 사람이 제각각 다르므로 다양한 변수가 생길 수밖에 없고 질서가 잡히길 바라는 마음이 나도 모르게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런 마음을 내려놨을 때 사람 대 사람으로 그 친구가 보였다"며 "힘이 들지만 이 방향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진 씨는 "우리가 흔히 '정상 가족'이라 말하는 가족 형태로 살지 않는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낙인이 크다"며 "탈
[디지털뉴스국 손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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