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집 성추행' 피고인 지인 "추행했다면 내가 알았을 것"

추행여부와 법원 양형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던 '곰탕집 성추행' 사건 항소심 두 번째 공판이 열렸습니다.

'사건 내용이 공개돼서는 안 된다'는 재판부 판단에 따라 비공개로 열린 지난 10월 첫 공판과는 달리 어제(5일) 열린 재판은 방청이 허용됐습니다.

부산지법 형사3부(문춘언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재판에서 피고인 A 씨와 같이 대전 한 곰탕집에서 모임을 했던 B 씨가 증인으로 나와 당시 상황을 진술했습니다.

B 씨는 "직접적인 추행 모습은 못 봤다"며 "술자리를 정리하고 입구 쪽에 있던 A 씨를 향해 걸어오다가 갑자기 한 여성이 A 씨를 지나친 후 '왜 엉덩이를 치느냐'고 물었다. 이에 A 씨가 '무슨 소리냐'고 대답하며 시비가 붙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내가 가서 무슨 일이냐고 묻자 여성이 '엉덩이를 만졌지 않느냐'고 따져 A 씨와 함께 황당해하는 찰나 상황이 커질 것 같아서 A 씨를 뒤로 물렸다"며 "그 사이 여성 일행 중 1명이 욕하면서 내 넥타이를 움켜쥐었다"고 말했습니다.

'A 씨가 여성을 추행했다고 인식했느냐'는 변호인 질문에 B씨는 "3∼4ｍ 정도 떨어져 있었던 A 씨가 여성을 추행했다면 내가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B 씨는 여성이 성추행 피해를 항의하던 상황에 대해 "저도 놀라고 A 씨도 놀라고 무척 당황했다. 마치 '다른 사람이 만졌는데 왜 우리한테 이야기하지'하는 느낌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B 씨는 A 씨가 모임에서 유리잔 절반이 안 되는 '소맥(소주+맥주)'을 15잔 정도 마신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

검사가 "곰탕집 동영상을 몇 번 봤고, A씨와는 사건 이후 몇 번 만났느냐"고 묻자 B 씨는 "인터넷에서 5가지 영상을 봤고 처음 본 동영상은 2∼3번, 나중에 본 동영상은 한 번씩 정도 봤다"며 "피고인과는 보석으로 풀려난 이후 오늘이 2번째 만났다"고 말했습니다.

B 씨는 현장에서 폭행을 당해 흥분한 상태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이 대검찰청에 의뢰해 화질을 개선한 곰탕집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변호인에게 제출했지만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받은 A 씨는 38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초범인 A 씨가 검찰의 벌금 300만원 구형보다 무거운 징역형을 선고받으며 법정구속 되자 A 씨 아내가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올리면서 알려졌습니다.

다음 공판은 내년 1월 16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