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하 50+재단) 대표이사는 10일 서울시 마포구 재단 집무실에서 매일경제신문사와 인터뷰하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 2016년 4월 설립된 50+재단은 만 50~64세의 창업, 재취업, 커뮤니티 활성화를 돕는 서울시 산하 재단이다. 김 대표는 지난 1998년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역임한 노동 운동가 1세대로 17대 국회의원(대통합민주신당)을 지냈다. 지난 10년 가까이 재야에서 남북경협을 이끌었던 그는 올해 11월 중장년층의 이모작(재취업, 창업, 동아리 활동)을 돕는 재단 대표로 변신했다.
김 대표는 "요즘엔 집과 땅을 모두 사서 농사를 짓는 '귀농'보다는, 농촌으로 가서 연금 받으면서 살고 소일거리로 축제 때나 농번기 때 잠시 활동을 거들면서 부수입을 얻는 귀촌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몇 가구가 합심해 귀촌을 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이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에서 거주하다가 귀촌을 하는 50세 이상 은퇴자들이 안정적으로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초보 창업자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만들 예정이다. 그가 구상하는 대표적인 분야가 '공유 점포'다. 공유 점포란, 저녁 시간대만 영업하는 A 점포가 또 다른 자영업자 B에게 점심시간만 점포를 공유해주는 개념이다. B는 A의 임대료를 일부 부담하며, 자신만의 메뉴를 만들어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아울러 A 역시 임대료 부담이 경감된다.
김 대표는 "B가 공유 점포에서 일을 하려면 기본적인 손님 접대부터 요리하는 법까지 배워야 하는데, 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라며 "초기에 요식업에 뛰어들면 많게는 수억원의 인테리어비를 부담해야 하는데, 공유 점포 형태를 이용하게 되면 적은 자금을 가지고도 요식업에 뛰어들 수 있어서 은퇴 후 인생 재설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0+재단 캠퍼스의 교육 프로그램은 인생재설계학부, 커리어모색학부, 일상기술학부 등 3개로 구성돼 있다. 인생저설계학부의 대표적인 교육은 50+인생학교로, 강의식이 아니라 연극 등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워크숍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커리어모색학부는 일과 활동을 모색하는 교육과정으로, '50+예술행사기획자' '원탁토론기획자'와 같은 전문강좌과 호응이 높은 편이다. 일상기술학부는 건강관리 프로그램, 남성을 위한 요리교실, 사진기술, 악기, 합창, 목공교실 등이 인기가 높다.
특히 50+보람 일자리가 인기다. 은퇴한 50+세대가 학교, 마을, 복지시설 등에서 자신들의 사회적 경험과 전문성을 살린 사회공헌 활동을 하며 인생 2막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2015년 6개 사업 총 442명의 규모로 시작해 올해는 총 31개 사업에 2236명이 참여하는 등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올해 9월 부터 40명이 참여해 활동하는 '어린이집 회계지원단'이다. 어린이집과 행정 분야 은퇴자 등이 중심이 돼서 지원단을 꾸리고, 어린이집 회계 업무를 지원했다.
현재 50+재단은 서울시 은평구, 마포구, 구로구에 3개 캠퍼스를 운영 중인데 오는 2021년까지 3개 캠퍼스(도봉구, 광진구, 강남구)를 더 확충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아울러 각 캠퍼스별로 창업을 준비하는 50+세대를 지원하기 위한 공유사무실은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 주택문제 등 주거와 관련해 해법을 찾는 협동조합이나 지역사회의 참여를 유도해 저소득층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낭비성 문화 개선에 힘쓰는 입주 커뮤니티, 스마트폰으로 버킷동영상을 촬영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 등이 공유 사무실에서 꿈을 펼치고 있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민주노총 부위원장 출신으로서 노동계가 바뀌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독일은 노총이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도 많이 해서 정책역량을 쌓는다. 또한 직업훈련 활성화에도 적극 참여해 타 직역으로의 이동도 돕는다"며 "노동계도 제도권 내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김영대 서울시50플러스재단 대표이사는
△1960년 서울 출생 △1998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 △2003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 사회분과 △2005년 근로복지공단 상임감사 △2007년 제17대 국회의원 △2008년 ㈜남북경협 대표이사 △2014년 ㈜이엘텍 대표이사 △2018년 11월~ 서울시50플러스재단 대표이사
[나현준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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