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북 예천군 의원들을 비롯해 기초의원들의 외유성 연수가 논란이었죠.
공무원들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한 지자체 간부들이 다녀온 국외 연수와 관련해 현지 일정표를 취재진이 입수해보니, 말이 연수지 사실상 관광이었습니다.
다녀와서 쓴 보고서는 표절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우종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17년 9월 인천 중구청 도시관리국장 등 간부 6명은 프랑스로 연수를 떠났습니다.
연수일정 계획에는 파리에 있는 현대식 상업지구 라데팡스를 운영하는 개발공사를 공식 방문하는 일정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취재진이 입수한 현지 가이드의 일정표는 계획과 다릅니다.
공사 방문 일정은 견학으로 바뀌었고, 대부분 관광 성격 일정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일정이 수정된 흔적들도 있는데 오후 2시 아래에는 '몽주', 저녁 시간에는 프랑스어로 '리도'라는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당시 현지 가이드 측 관계자는 쇼핑관광지인 몽주 약국 방문과 성인 카바레 쇼인 리도쇼 관람이 일정에 추가됐다고 증언했습니다.
쇼핑·관람 비용을 연수 비용에 포함했을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 인터뷰 : 현지 가이드 측 관계자
- "이분들이 현금으로 계산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영수증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의논하는 걸 가이드가 직접 들었다고…."
연수 비용으로 2천만 원가량이 책정됐는데 사실상 외유성 연수에 쓰였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문제점은 연수 보고서에서도 나옵니다.
프랑스를 설명하는 부분과 파리를 설명하는 부분은 각각 온라인 백과사전 사이트에서 그대로 옮겨다 썼습니다.
샹젤리제 거리를 설명하는 내용 중 한 문단은 한 여행사 홈페이지와 거의 흡사합니다.
해당 공무원들의 입장을 듣기 위해 구청을 찾아가봤습니다.
▶ 스탠딩 : 우종환 / 기자
- "당시 연수에 참여했던 신 모 국장은 퇴직했고, 권 모 과장은 국장으로 승진했습니다."
권 모 국장은 인터뷰를 거부했고, 동행했던 다른 간부로부터 입장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당시 연수 동행 간부
- "(상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확인해서 쓴 거죠."
- "출처를 표시해야 하지 않나요?"
- "우리가 대학교 논문을 발표하거나 쓴다고 하면 인용을 해서 하는 건데…."
쇼핑과 카바레 쇼 관람 비용을 영수증 처리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했습니다.
한편, 외유성 연수 논란에 대해 구청 측은 사전 심사 절차를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 ugiza@mbn.co.kr ]
영상취재 : 김준모·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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