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폭로한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 씨가 "'미투'는 마지막 외침이었다"며 "정상적인 삶도 함께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미투 운동의 주요 쟁점을 분석한 신간 '미투의 정치학'에서 추천사 형식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개인도 조직도 모두 이기적일 뿐, 정의로움을 찾기 어렵다고 느꼈다"며 "조직을 앞세워 개인을 희생하거나, 오로지 개인만 남게 될 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내가 원한 건 이타적인 예민함이었다. 마지막 희망을 품고,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 대선캠프에 들어갔다"며 "그러나 성폭력을 당하고, 사람과 세상으로부터 스스로 격리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책은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폭력문제를 연구해온 모임 '도란스'의 권김현영, 루인, 정희진, 한채윤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 성폭력 사건 등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미투 운동을 다루고 있습니다.
김 씨는 애초 미투에 대한 입장을 밝힐 긴 글을 실으려다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다른 법적 분쟁이 생겨 남은 재판에 불리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는 아직까지 법원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적었습니다.
책 머리말에도 애초 이 책에 실을 예정이었던 김 씨의 원고 일부를 인용했습니다.
이어 그는 "다만, 부여잡고 지키려 했던 한줌의 정상적인 삶도 함께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