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탄고지 다이어트 열풍과 함께 편의점에서도 쉽게 방탄커피를 찾을 수 있게 됐다. 편의점 GS25에서 판매하는 방탄커피. [사진 = 오현지 인턴기자] |
이 저탄고지 다이어트의 중심에는 '방탄커피'가 있다. '총알도 막아낼 수 있을 만큼 강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뜻에서 유래한 방탄커피는 원두커피에 버터와 MCT(중쇄지방산) 오일을 첨가한 음료다. 버터와 기름을 넣어 칼로리가 높지만 그만큼 포만감이 오래 유지돼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것. 실제로 포털사이트에 '방탄커피'를 검색하면 이 커피 덕에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는 '간증글'을 수백 건 찾아볼 수 있다. 방탄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식품·유통업계도 트렌드에 발맞추기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카페, 편의점이 방탄커피를 출시했고 간편히 타 먹을 수 있는 스틱형 제품도 시중에 나와 있다.
그 중 최근 가장 '핫한' 제품인 편의점 GS25의 방탄커피를 마셔 보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 편의점에 들어서자마자 어렵지 않게 제품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달 출시된 키토제닉 메이트팩은 앵커버터와 MCT 오일로 만든 추출물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원두커피에 섞기만 하면 간편하게 방탄커피가 완성된다. 작은 사이즈의 커피에 키토제닉 메이트팩 하나를 섞은 건 '비기너용', 큰 사이즈 커피에 팩 두 개를 섞은 건 '헤비유저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하루 평균 1만 잔 가까이 판매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편의점 방문 직전 '초심자가 헤비유저용을 먹으면 몸에 거부반응이 올 수도 있다'는 후기를 본 터라 비기너용으로 도전하기로 했다. 팩 하나를 들고 머뭇거리자 사장님은 익숙하다는 듯 2000원을 계산하더니 "이거 요즘 잘 나가요"라는 말을 덧붙였다. 아이스커피를 놓칠 수 없어 차갑게도 마실 수 있는지 묻자 "아직 그렇게는 한 번도 안 팔아봤는데 그게 기름이라 차갑게 마시면 다 굳지 않을까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 기름이 커피 위로 뜨는 모습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까'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생각보다 포만감이 있었다. [사진 = 오현지 인턴기자] |
의심 반, 기대 반으로 완성된 방탄커피를 한 입 들이켰다. 입으로 느껴지는 커피 맛보단 코로 들어오는 버터 향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옆자리에 앉은 인턴기자가 고소한 냄새가 난다고 알아챌 정도였다. 맛 자체는 생각보다 괜찮았지만 삼겹살을 먹었을 때처럼 입술이 기름으로 코팅되는 느낌이 들어 낯설었다. 식후 입가심을 위해, 잠을 깨기 위해 마시는 커피의 주 매력인 깔끔함을 기대하긴 어려운 맛이었다. 문제는 커피가 식어가며 기름층과 커피가 점차 분리된다는 것. 물과 기름을 섞으면 층이 분리되듯 기름층이 눈으로만 봐도 쉽게 식별될 정도였다. 섞지 않고 마시자 기름이 그대로 입안으로 들어와 금방 느끼해졌다. 계속 섞거나 흔들어가며 마셔야 그나마 커피 맛과 함께 즐길 수 있다.
한 잔을 거의 다 마셔가니 점심시간. 한창 배가 고플 시간이지만 기분 탓인지, 방탄커피의 효과가 발동되는 것인지 평소보단 허기가 덜했다. 한 팩에 100칼로리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확실히 든든함이 느껴졌다. 실제로 금방 배가 불러 점심밥을 절반 이상 남길 정도였다. 탄수화물 섭취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저탄고지 식이요법에 적합하겠다는 판단이 섰다.
하지만 방탄커피 음용을 비롯한 저탄고지 다이어트의 부작용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높다. 전문가들은 "지방 섭취를 한 번에 늘리는 것이니 만큼 동맥 경화를 유발하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뇌졸중과 심근경색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한 탄수화물 섭취를 엄격하게 제한
[디지털뉴스국 오현지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